구로 청소년 문화의 집
Guro Youth Cultural Center
지상철이 지나고 전봇대가 어지러운 오래된 도로변, 백색의 정갈함은 단연 눈에 띈다. 양손이 위아래로 고리를 걸 듯 맞잡은 것처럼 두 개의 매스가 엇갈리게 맞물린 모양새다. 오래되고 익숙한 도심 가운데 순수한 백색의 건물이 자리 잡은 풍경은 세상이 나이 들어가는 와중에도 여전히 다음 세대가 성장하고 일어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 이름 그대로 지역의 청소년들을 주인공으로 삼은 공간은 서울시 구로구 수궁동에 위치한다. 대지는 가로의 코너부에 자리한다. 남쪽으로는 지상철 방음벽과 평행하게 나 있는 2차선 도로와 접하고 있고, 서쪽으로는 연립주택과 다세대주택이 밀집한 주거지역으로 진입하는 도로와 면하고 있다. 대지의 남서 측이 비워져 진입마당의 기능을 하고, 가로와 접하는 지층의 창들은 전면 투명하게 열려 있어 공공공간으로서의 개방적인 태도가 여실히 드러나 있다.
이곳은 청소년들 스스로의 교류와 자율적인 활동을 통해 그들만의 문화를 생산하는 문화의 집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1층의 대강당, 체육실, 2층의 밴드실, 공연연습실, 동아리실, 프로그램실, 3층의 조리 실습실, 준비를 위한 샤워실, 탈의실, 휴게실 등의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더불어 청소년들의 차마 털어놓지 못하고 아파하는 물리적 환경 혹은 심리적 상황에 대해 정서적으로 공감을 얻고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회복해 가는 치유의 공간을 마련했다. 3층에 여러 개의 상담실과 교육실, 대기실, 첨단 상담실 등이 그것이다.
프로그램들은 위 아래로 엮여 있는 두 개의 백색의 매스 안에 배치되어 있다. 지층에서는 가로를 향해 열려 있는 것에 비해, 지층 외의 공간들은 중정과 두 개의 선큰을 둘러싼 채 비워져 있는 그 여백의 외부공간을 향해 열려 있다. 두 매스의 중심에는 두 개 층으로 열려 있는 북카페가 자리한다. 북카페는 흩어져 있는 각 실들을 기능적으로 연결하고 소통시키는 일종의 허브 공간이다. 북카페의 이러한 기능은 건물 안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두 매스 사이의 틈과 사이공간을 통해 외부로도 이어져 나가 소통하며 침체된 가로변에 새로운 문화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지역 청소년들을 위한 공간에서 나아가 지역 전체에 다음 세대를 준비하는 변화의 영향력을 미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기능하리라 기대된다.
작품명: 구로 청소년 문화의 집 / 위치: 서울시 구로구 부일로 949 / 설계: (주)보이드아키텍트건축사사무소 (이규상, 장기욱) / 설계담당: 박찬호, 방누리 / 구조설계: 윤구조기술사사무소 / 기계: 정인엔지니어링 / 전기: (주)대경전기설계사무소 / 시공: 호용종합건설 / 조경: 박수교 / 용도: 생활권 수련시설 / 대지면적: 575.43m² / 건축면적: 314.18m² / 연면적: 1,181.22m² / 건폐율: 54.60% / 용적률: 136.06% / 규모: 지하 1층, 지상 3층 / 높이 10.8m / 구조: 철골철근콘크리트조 / 건축주: 구로구청 / 외부마감: 탄성스터코마감, 알루미늄루버 / 내부마감: 비닐페인트 / 설계기간: 2013.4~8 / 시공기간: 2013.9~2015.1 / 공사비: 23억 / 사진: 김재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