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use N.18
이재하건축사사무소 | LeeJaeHa Architects
길의 흐름을 따라 벽돌 벽이 유연하게 휘어져 있는 듯하다. 백색의 그 모습이 우아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고벽돌 특유의 투박하면서도 친근한 감성을 한껏 풍겨내기도 한다. 벽돌 위에 가볍게 떠 있는 듯한 2층은 또 다른 분위기다. 가벼운 목재 프레임들이 드문드문 보일 뿐 전면이 유리로 둘러싸여 있어 투명하고 경쾌하다. 거침없이 시원스레 열려 있다. 고벽돌로 두텁게 가려진 1층과 유리의 도시적 감성으로 환하게 열려 있는 2층이 극적 대비를 이루는 집, 이유가 있다. ‘멋진 전망’을 놓치지 않으려는 고집에서 비롯된 것이다. 도시로의 ‘전망’은 프로젝트의 시작이자 동력의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Unlike a typical floor plan, living and kitchen are on the 2nd floor with a good view towards the city, and bedrooms with other auxiliary space are placed on the 1st floor.
A monolithic shape of the 2nd floor with a large window was planned to give some kind of atmosphere experience of an observatory platform or of a deck on large vessels.
The 1st floor with bedrooms is covered with massive wall. The clearstory window on top of the 1st floor wall that gives a strong contrast with the large window on the 2nd floor.
Both white clay brick covering the wall of the 1st floor and teak timber structures standing between window frames bring soft and gentle atmosphere.
주어진 부지의 2층 정도 높이라면 판교 테크노밸리를 향해 멋진 전망을 확보할 수 있는 위치다. 그에 대한 확신이 과감한 공간 배치를 결정하여 통상적인 관례와 달리 거실과 주방이 2층에, 사적인 공간인 침실은 1층에 각각 마련되어 있다. 덕분에 주요 활동이 이루어지며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될 2층 공용공간에서는 마음껏 전망을 누릴 수 있다. 이곳에서는 벽체와 기둥이 최소화된 채 전면 유리창만 존재한다. 당연히 시선은 가까운 하늘에서 주변의 이웃과 멀리 도시로까지 막힘없이 확장된다. 마치 전망대에 올랐거나 멋진 유람선에 승선해 있는 느낌이다. 배의 곡선이 직설적이지 않게 은근히 차용된 디자인은 그런 분위기를 의도적으로 연출했음을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대조적으로 1층에 자리한 침실과 욕실은 사생활이 철저히 보호되도록 막혀 있다. 인접한 도로변에 대하여 두툼하게 방어막을 치고 있지만 그다지 냉정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고벽돌 특유의 감성을 적극 활용해 따뜻하고 온유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천장 바로 아래쪽에 가로형의 고측창이 나 있을 뿐이다. 고측창은 환기와 채광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막힌 벽체의 외관상 디자인적인 요소로도 충분히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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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형적인 평면 형태, 과감한 각도를 그려내는 건물의 선, 1층과 2층의 물성의 차이, 보는 방향에 따라 집은 각기 다른 모양과 다른 이미지로 다가온다. 그 모습이 강하고도 부드럽고 따스하면서도 낯설어서 높이와 상관없이 주변의 랜드마크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낮의 집과 밤의 집은 또 다른 표정이다. 밤이면 작고 투명한 한 조각 유리 배가 되어 잔잔히 빛을 발하며 어둠 위를 떠도는 것 같다. 그 모습이 밤바다를 밝히는 등대마냥 커뮤니티의 밤을 지키는 듯하다.
작품명: House N.18 / 위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 설계: 이재하건축사사무소 / 대지면적: 238m² / 건축면적: 119m² / 연면적: 264m² / 규모: 지하1층, 지상2층 / 사진: 박완순
Project: House N.18 / Architect: LeeJaeHa Architects / Location: Pankyo-dong, Bundang-gu, Seongnam-si, Gyeonggi-do / Site area: 238m² / Bldg. area: 119m² / Gross floor area: 264m² / Scale: B1,2F / Photograph: Parkwan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