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중앙광장
평면의 땅이 역동적으로 살아 움직인다. 녹지가 무성한 초록의 지면이 계단이 되어 지하로 깊이 내려가 작은 도시를 감추기도 하고, 어느새 주변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곳까지 올라서는 다리를 건너기도 한다. 지하도 지면도 아닌 혹은 둘 모두이기도 콘크리트 광장으로 펼쳐져 있기도 하고, 초록의 땅을 머리에 인 건축 혹은 지하에 뿌리 내린 건축으로 세워져 있기도 하다. 입체감과 공간감이 조각되어 전시된 일종의 지형이다.
마곡 신도시 중심부에 위치한다. 정확하게는, 업무지구를 관통하는 보행축과 페스티벌이 이루어지는 가로축이 교차하는 지점이다. 지하철 5호선과 9호선, 공항철도의 3개 지하철이 통과하는 교통의 요충지이기도 하다. 향후 신도시 개발이 완료된 후에는 마곡 신도시의 교통의 중심 역할을 하게 되는 장소라는 뜻이다.
대상지는 한강의 녹지 및 수계 생태계와 인접해 있고, 한강, 중앙공원, 연결녹지로 이어지는 오픈 스페이스의 연속적인 체계상에 놓여 있다. 연결녹지와 중앙공원 사이에 보행교가 설치되어 있는데, 보행이 이루어지는 녹지 축과 중앙공원 간의 자연스런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다. 나아가 페스티벌 거리로 인해 단절되는 양상을 보완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주변보다 높은 보행교는 주변을 한눈에 조망하는 전망대로서의 기능도 가지고, 가로 경관을 특성화시키는 랜드마크로서의 역할도 한다. 또한, 서측 업무지역의 공공 보행로와 페스티벌 거리도 연결시키고 있다. 단순히 다리라는 개념에 한정되어 있지 않고, 연결된 하부를 통해서 연결 녹지가 다시 선큰 광장으로 연속되는 입체화된 구조물로 계획된 것이다.
보행교의 외피는 태양 전지판, 유리, 녹화벽, LED 조명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보행교를 통과하는 이용객들의 움직임이 센서에 의해 감지되면, 태양열 전기를 통해 작동되는 LED 조명이 켜진다. 미디어 폴, 기둥과 지하철 연결통로에 설치된 모션 센서, 광장 바닥에 설치된 압전소자는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화시켜 이용자들의 움직임을 시시각각 전달한다. 이곳의 움직임을 공적으로 공유하는 방식으로 주변 및 도시와의 소통을 도모하고 촉진시키려는 의도에서다. 덕분에 광장을 채우는 활력이 도시 전체로 확장된다.
지하 1층에는 접근성이 높은 상가와 휴게공간 등이 자리하고, 지하 2층에는 지하철 5호선 마곡역의 지하 통로와 대합실에서 지하 상가와 주차장으로 연결된다. 이들 지하 공간은 지상으로 관통되어 있어 자연 채광과 자연 환기가 이루어진다. 또한, 환경 조절 기능을 가진 계단형 녹화 차양 시스템, 우수 집수 시스템, 지열과 태양 전지판 등을 통해 에너지 절약을 꾀하고 있다.
거리에서 이루어질 만한 다양한 움직임들이 도입된 프로그램들과 반응하면서 마곡중앙광장만의 언어로 또 하나의 도시가 다시 직조되는 듯 느껴진다. 이런 요소들이 광장을 흘러다니는 계단, 경사로,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등의 건축 요소들과 입체적으로 연결되어 광장은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유기적으로 작동한다. 도시의 움직임이 광장으로 유입되고, 유입된 움직임이 광장의 역동성과 활기를 생성하여 도시로 되돌려 주는, 이런 식의 순환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작품명: 마곡중앙광장 / 위치: 서울시 강서구 마곡동 / 설계: ㈜우리동인건축사사무소 (노윤경) / 설계팀: 이은정, 홍석경, 강연철, 고봉만, 박성준 / 엔지니어: Hi Structural Engeineers / 조경: 동해 엔지니어링 / 건축주: SH서울주택공사 / 용도: 근린광장 / 대지면적: 12,979m² / 건축면적: 1,1110.83m² / 연면적: 21,133.86m² / 건폐율: 8.56% / 용적률: 8.56% / 규모: 지하 2층, 지상 1층 /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 완공연도: 2019년 / 사진: 김재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