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23-06-19
기념 건축물은 오랫동안 우리의 삶에서 중요한 대상이었다. 그러나 최근 수십 년 동안 우리가 누구를, 무엇을, 어떻게 기념할지와 관련해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 독특하고 감성적인 기념물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건축가에게는 창작의 지평을 새로이 열 기회가 되기도 했다. 복잡한 주제와 감정을, 기념할 만한 기억으로 남을 감성적인 공간 경험으로 전환하게 되면서 생긴 변화다.
이 책에는 21세기 초에 지어진 마흔 다섯 가지 현대 기념관이 소개되어 있다. 기억에 각인될 정도로 특성이 분명하거나 극명하게 다른 대비를 보이는 사례들을 보면 여러 가지 주요 이슈에 사회의 의식을 집중시키는 데 그러한 건축 구조물들이 효과적임을 알 수 있다. 아르헨티나에서 뉴질랜드, 코모로, 한국에 이르기까지 기념 건축물은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으며, 각 기념비들은 그것이 놓인 맥락과 독창적이고 기막힌 방식으로 상호 작용한다.
기념 건축물 사례들 사이에는 카모디 그로아케, 매스 디자인 그룹, 마이클 아라드, 모셰 사프디, 필립 프로스트, 와이즈 아키텍처 등 세계 각국 건축가들의 인터뷰가 실려 있다.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건축가들이 상실, 사랑, 영속성, 평화, 정의, 희망, 기억과 같은 추상 개념을 어떻게 구체화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스튜디오 리베스킨트, 아자예 어쏘시츠, 이은석, 아이젠만 건축사무소 등의 작품도 소개한다.
가디언 칼럼니스트이자 작가 겸 BBC 방송인 사이먼 젠킨스를 이 책을 두고 이렇게 말한다.
“과거를 어떻게 기념하느냐는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버금가는 건축 과제다. 이 책은 건축가들이 그 과제를 어떻게 해결해 왔는지를 기록한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