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 경제발전을 견인해온 대표적 향토 산업, 실크. 진주 실크의 발전 과정을 돌아보고 그 의미와 가치를 재조명하여 지역의 문화 발전을 이끌 ‘진주 실크박물관’이 건립된다. 그 청사진을 마련하기 위해 개최된 설계공모에서 ‘건축사사무소 무이’의 ‘The Flow’가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박물관 부지는 문산읍 삼곡리에 위치한 실크전문농공단지 초입으로, 면적은 약 4,400m2다. 지난 2010년 진주시는 실크 산업의 부흥을 도모하기 위해 2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하여 실크전문농공단지를 조성했으나, 분양과 입주율이 저조하여 단지의 대부분이 휑한 상태로 남아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시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전문농공단지 초입에 진주 실크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를 건립하여, 애물단지로 전락한 전문농공단지의 부흥을 이끌 마중물 역할을 한다는 계획.
이러한 목표에 걸맞은 박물관을 조성하고자 크게 다음과 같은 사항이 설계의 주안점으로 주어졌다.
첫째는 ‘실크’라는 상징성을 담은 건축으로, ‘실크의 특성은 무엇이고 이러한 실크를 담는 공간은 어떠한 환경과 분위기를 가져야 할까?’라는 질문의 답을 찾으면 된다.
다음 고려 사항은 전문농공단지와의 관계성이다. 단지의 전체적인 인상을 좌우하는 위치에 자리하는 만큼, 랜드마크로서의 차별화된 디자인은 갖추되 주변 시설물들과 자연스러운 동선을 형성하고 공간적으로도 연계를 이루어야 한다.
실내 공간적 측면에서는 오늘날 박물관이 점차 관람자 중심의 여가 활동 공간으로 변화 중이라는 점을 고려해, 지역 주민과 관람객들이 지속적으로 방문하여 이용하고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을 제시하는 것, 섬유 예술품이나 대형 기계 등 다양한 형식과 규모의 전시 매체를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을 구성하는 것 또한 중요한 과제다.
8월 말까지 참가 신청을 마친 팀들을 대상으로 10월 8일까지 작품을 접수 받은 결과, 총 36개 팀이 작품을 제출했다. 심사위원장 김준성핸드플러스건축사사무소을 비롯한 4인의 심사진(오섬훈건축사사무소 어반엑스, 이소진아틀리에 리옹,이기철아키텍케이 건축사사무소, 김동규경상국립대학교)은 지난 15일 평가를 진행하여 18일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최종 당선작은 ‘건축사사무소 무이’의 안으로, 실크가 오랜시간 인간과 함께해 온 천연 섬유라는 점에 주목해 ‘자연’으로 돌아가는 건축을 제안했다. 시각적으로 눈을 사로잡는 오브제가 아닌, 공간의 흐름 속에서 자연과 건축이 뿜어내는 공감각적 경험을 통해 실크를 느끼고 이해하는 매개체를 만든다는 개념이다. 이를 위해 빛과 그림자, 바람과 소리, 물, 유리, 금속, 콘크리트에서 느껴지는 물성, 자유로운 곡선의 흐름이 조화를 이루는 건물을 선보였다. 이러한 당선작에 대해 심사진은 전체적으로 실크박물관으로서의 상징성과 고유성을 지닌다는 점, 지상층을 시원하게 비워내어 시민에게 공원을 제공한다는 점 등에서, 지역 랜드마크로서의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 평했다.
2~5등 입상작으로는 각각 위드건축사사무소+EEMY Architecture+Design, 오엘건축사사무소+비비빅건축사사무소, 아틀리에미추 건축사사무소, 사파리건축사사무소+Catacombe가 선정됐다.
시는 다음달 중 건축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을 시행, 오는 2023년 6월 완공을 목표로 후속 작업을 진행해 갈 예정이다. 자료제공 / 진주시
당선작
The Flow _ 건축사사무소 무이
2등
Floating Silk _ 위드건축사사무소 + EEMY Architecture+Design
3등
진주 실크 안내서 _ 주.오엘건축사사무소 + 주.비비빅건축사사무소
4등
비단감각 _ 아틀리에미추 건축사사무소
5등
비단 안개 _ 주.사파리건축사사무소 + Catacom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