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 은평주거복지센터
각기 다른 높이의 볼륨들이 세로로 분절된 채 세워져 있다. 개방감 있는 테라스와 창들이 사이 공간이 되어 분절된 영역을 투명하게 채우고 있다. 분절된 벽돌의 모양새가 높이와 외연을 점점 더 확장시키는 듯한 인상을 준다. 게다가 촘촘하게 쌓아올려진 벽돌의 붉은 색감이 주변 환경에 비해 유난히 강렬하게 다가온다. 덕분에 대지를 넉넉하게 안고 있는 뒷산의 높이에도 주눅들지 않고, 덩치 큰 주변의 여러 건물들 사이에서도 단연 눈에 띈다. 주거 복지와 관련한 정보를 제공 및 상담하거나 주거와 관련된 조사를 지원하는 곳이다. 사회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취약 계층 입주민, 노인, 장애인, 신혼부부 등을 위한 공공 임대주택을 지원하거나 주택을 개조하는 등의 역할을 하는 지역 거점 센터다.
대지는 은평뉴타운의 초입인 구파발역 1번 출구에 바로 인접하고 있다. 동쪽으로는 북한산 자락의 시작점이어서 주말이면 구파발역 만남의 광장을 약속 장소로 삼아 모여 드는 등산객들로 늘 붐빈다. 주 도로인 진관 2로 건너편의 대형 쇼핑몰, 구파발역 환승공영주차장, 만남의 광장, 북한산 자락, 이들 사이에서 대지는 홀로 위치한다. 이 지역의 나대지로 방치되다가 구파발역 환승공영주차장과 구파발역 1번 출구를 이어주는 연결통로가 계획되면서 주거복지센터도 함께 세워지게 된 것이다.
바로 옆에 연결되어 있는 환승공영주차장이 물리적으로 거대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건축의 볼륨이 사이 공간에 의해 분절된 형태로 입면상의 입체적 변화를 갖추고 있어서 환승공영주차장의 매스감을 완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건물의 분절은 내부 공간을 용도에 따라 나눈 계획에 맞추어 이루어져 있다. 업무 공간은 도로 및 도시 공간에 가깝도록 전면부에 배치했고, 부속 시설과 휴게 공간은 동쪽에 자리하는 자연에 가깝도록 배면에 배치됐다. 나누어진 공간의 용도에 적합한 창과 테라스 등이 계획되면서 건물 입면이 4개의 볼륨과 3개의 사이 공간으로 분절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공간 구성이 자연스럽게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방식을 꾀하고 있다.
서향인 업무 공간에는 외부 테라스와 식재를 이용한 완충 지대로 계획되어 있는데 이는 일사량을 조절하기 위함이다. 동쪽으로는 북한산으로의 조망과 경관을 누릴 수 있는 휴게용 테라스가 위치한다. 광장과 면하는 남측에는 테라스와 외부 공간을 배치하여 움직임이 많은 광장과 도시를 향해 개방적인 소통감을 심어 주고 있다.1층의 주출입 로비에는 폴딩도어가 설치되어 있다. 사회를 위한 공적 공간인 만큼 건축과 광장 혹은 건축과 도시의 경계를 완화하려는 상징적이고 실질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 누구나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춘 공공 공간을 의도한 것이다. 저층부에는 외부로 개방되는 임대공간이 위치하고, 3층과 4층에는 주거복지센터가 자리한다. 5층은 내·외부인이 같이 이용할 수 있는 공공 공간인 북카페와 강당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벽돌이라는 익숙한 재료가 선택된 점 역시 도시와 시민들에게 친숙한 느낌으로 다가서려는 의도다. 더불어 배경으로 서 있는 자연에 대해서는 조화를 꾀하고, 주변의 큰 건물들에 대해서는 조형적 강력함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작품명: SH 은평주거복지센터 / 위치: 서울특별시 은평구 진관2로 15-34 / 설계: ㈜코어건축사사무소 / 설계담당: 유종수, 김빈, 조아란, 안치완, 이동민 / 시공: 다짐건설 / 구조설계: 터구조 주식회사 / 기계설계: 청림설비 / 전기설계: ㈜극동문화전기설계 / 건축주: SH 서울주택도시공사 / 용도: 제2종근린생활시설 및 업무시설 / 대지면적: 1,057.50m² / 건축면적: 622.70m² / 연면적: 3,304.32m² / 건폐율: 58.88% / 용적률: 199.91% / 규모: 지하 2층, 지상 5층 / 높이: 23.4m / 주차: 23대 /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 외부마감: 점토벽돌, 로이복층삼중유리 / 내부마감: 테라조 타일, 포세린 타일, 수성페인트 / 설계기간: 2017~2019 / 시공기간: 2019~2021 / 사진: 노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