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건축의 계보를 잇는 리처드 마이어가 설계한 강릉 솔올미술관이 개관전 ‘루치오 폰타나: 공간⋅기다림’을 시작으로 지난 14일 문을 열었다.
이탈리아 현대미술의 거장 루치오 폰타나Lucio Fontana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1940년대에 활동한 인물로, 전통 예술을 넘어 발전된 기술을 적극 수용한 다차원적 미술 형식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독창적 예술 시각은 1946년 발표한 백색 선언Manifesto Blanco에 잘 드러나 있으며, 이듬해 1947년 공간주의 – 제1차 공간주의 선언Spaziali. Primo manifesto spaziale을 통해 자신의 예술적 지향점을 보다 견고히 드러낸 바 있다.
이번 개관전은 ‘공간주의 – 제1차 공간주의 선언’ 발표 이후 본격화된 폰타나의 공간주의 미술을 조명한다. 폰타나는 형태와 색, 소리의 조형성을 공간에 담고, 거기에 감상자의 움직임을 더해 작품을 4차원으로 확장하곤 했다. 특히 빛을 이용해 작품을 평면에서 벗어나 공간의 개념으로 나아간 결과물은 ‘공간 환경Ambiente spaziale‘ 연작으로 완성되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공간 환경’ 여섯 개 설치 작품은 194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소개되었던 작품을 원본 그대로, 작품이 전시되었던 당시 공간과 함께 재현한 것이다. 아시아 최초로 전시되는 그의 네온설치 작품이며, 관객은 물질성에서 빛과 공간으로 확장된 작품의 일부가 되는 특별한 경험을 접하게 된다.
그 외에 캔버스에 구멍을 내거나 캔버스를 절개해 완성한 ‘뚫기Buchi‘와 ‘베기Tagli‘ 연작 등 회화와 조각으로 구성된 21개 작품도 공개된다. 3차원 물리적 공간을 2차원 미학적 영역으로 끌어들인 그의 작품은 4월 14일까지 만나 볼 수 있다.
김석모 솔올미술관장은 “미술관 전시로는 처음 한국에 소개되는 루치오 폰타나 작품들은 1940년대 후반 그가 제안한 혁신적인 공간주의 미술의 미술사적 맥락을 펼쳐 보이며, 예술과 기술의 융합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는 동시대 미술에 의미있는 미학적 물음을 던진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전시를 협력한 이탈리아 루치오 폰타나 재단은 “한국 미술관에서 처음 개최하는 이번 솔올미술관의 루치오 폰타나 전시는 20세기 초에 태어난 혁명적인 예술가의 지속적 영향력을 확인하는 순간”이라고 밝혔다. 자료제공 / 솔올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