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23-02-10
서울의 도시 이미지 개선과 가치 향상을 이끌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방안’이 9일 발표됐다. 더불어 시는 이러한 혁신방안을 적용할 첫 대상지는 ‘노들섬’이 될 것이라고도 밝혔다.
스페인 빌바오, 네덜란드 로테르담 등 건축물이 도시의 명소가 된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반면 서울은 건폐율, 용적률, 높이 등의 규제와 복잡한 심의 과정으로 인해, 혁신적인 건축물의 건립이 어려웠던 실정. 그러던 서울시가 도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디자인 혁신이 필요함을 절감하여, 디자인 혁신방안을 선포하고 이를 추진키로 한 것이다.
이번 선언의 핵심은 창의적 디자인의 건축물 건립을 어렵게 했던 행정 절차를 개선하고, 혁신적 건물이 서울 곳곳에 건립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수립하며,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하여 민간 분야까지 혁신 디자인 확산을 유도하는 것으로, 시는 이를 위한 세 가지 구체적인 방안을 내놨다.
첫째, ‘창의적 설계 유도’다. 공공분야에서는 사업 초기 단계에서 ‘기획 디자인 공모’를 실시해 창의적 디자인과 콘텐츠를 우선 확정한 후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DDP처럼 특수 공법이 필요한 비정형 건축물은 설계비와 공사비를 현실화하여 혁신적인 설계안의 건립을 지원한다는 것. 또한, 민간분야도 디자인 제안 공모를 통해 디자인 적정성과 효과성 등을 검증하고, 그 필요성이 인정된다면 층수, 용도, 용적률 등 다방면에서 규제를 완화해준다는 계획이다.
둘째는 ‘유연한 제도 운용’으로, 크게 두 가지 변화가 이뤄질 예정이다. 먼저, 주변과 조화롭고 창의적인 건축을 이끌어내기 위해 도입하였으나 그 취지와는 달리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특별건축구역’ 제도를 ‘디자인 자유구역’으로 전면 개편˙확대된다. 또한, 서울형 용도지역제인 ‘비욘드조닝’의 세부 운용기준도 마련된다. 용도지역의 경계를 허문 ‘비욘드조닝’ 개념을 적용해 다용도 복합개발을 허용해 일자리, 주거, 여가, 문화 등 다양한 기능이 혼합된 미래형 공간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마지막 혁신방안은 ‘신속 행정’. 혁신적인 건축 디자인이 마련됐더라도 각종 심의를 거치며 당초의 설계안이 변경되거나 사업 추진이 늦어지는 사례가 빈번했던 문제를 개선하고자, 도시, 건축, 교통, 환경 등을 ‘통합심의’로 실시해 디자인이 우선시되는 시스템을 자리매김시킬 계획이다. 통합심의로 신속한 의사 결정과 일관된 정책 시행이 가능해지면, 사업 기간이 단축됨은 물론 혁신적인 디자인을 준공까지 이어갈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주거분야에서도 디자인 혁신이 이뤄진다. 아파트는 경관, 조망, 한강 접근성, 디자인 특화 설계 등의 요건을 충족할 경우 초고층 건립을 허용하여, 도시 경관 향상과 공공공간 제공 등의 공공성을 확보할 예정. 또한, 주거지 면적의 약 42%를 차지하고 있는 다세대‧연립주택 등은, 더 살기 좋은 동네 ‘한층 더’ 예쁜 집 만들기 프로젝트(가칭)를 통해 디자인 특화 시, 용적률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주민 편익시설 등 설치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혁신방안 공표와 더불어 다양한 시범사업의 추진 의사도 밝혔다. 공공분야에서는 노들섬, 제2세종문화회관, 성동구치소, 수서역 공영주차장 복합개발이 시범사업으로 추진되며, 민간분야에 대해서도 올해 상반기 중 공모를 통해 5개소 내외의 대상지를 선정할 예정이다.
그중에서도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방안’이 적용될 첫 대상지는 ‘노들섬’이다. 예술섬의 콘셉트에 맞게 디자인을 개선하고, 노들섬 동-서측을 연결하면서 한강의 석양을 360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와 보행교를 신설한다. 또한, 한강을 배경으로 한 수상예술무대도 새롭게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그동안 충분히 주목 받지 못했던 한강의 낙조를 비롯해 노들섬과 한강의 숨은 매력을 찾아,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벅찬 감동을 줄 수 있는 명소로 만든다는 목표다.
그 시발점이 될 ‘기획 디자인 공모’도 이미 작년 12월부터 진행 중이다. 노들섬의 매력을 발굴할 수 있는 핵심 콘텐츠, 규모, 공사비를 포함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구상안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세계적으로 검증된 국내‧외 건축가를 초청하는 지명공모 방식으로 추진된다. 초청된 7팀은 ‘강예린+SoA(대한민국)’, ‘김찬중(대한민국)’, ‘나은중+유소래(대한민국)’, ‘신승수(대한민국)’, ‘BIG(덴마크)’, ‘토마스 헤더윅(영국)’, ‘위르겐 마이어(독일)’ 이다. 현재 모든 참여자는 노들섬 및 한강 일대 답사를 완료하고 본격적으로 디자인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안 마감 기한은 오는 3월이며, 디자인 구상안이 결정되면 사업추진을 위한 기본 계획을 확정하고, 투자심사 등 예산확보를 위한 사전절차를 완료 후 기본설계 공모를 통해 최종 설계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글 / 전효진 편집차장, 자료제공 / 서울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