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지스 진정성 종점 쇼룸 및 카페
에디터 전효진 차장 글 황혜정 디자인 한정민
자료제공 더퍼스트펭귄 영상 플레이스매거진
국내 창호 브랜드 ‘위드지스’와 카페 ‘진정성’이 협업한 공간으로, 위드지스의 쇼룸과 진정성의 카페가 함께 운영되는 곳이다. 두 브랜드의 이야기가 제주에서 새롭게 시작되는 공간임을 상징하듯 제주라는 지형의 일부 또는 맥락으로서 존재하기를 꾀하고 있다. 멀리로는 한라산을 배경으로 두고, 가까이로는 제주시의 아담한 도시적 풍경과 인근의 이호테우 해변과 이어져 흐른다. 풍경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존재를 드러낼 줄 아는 조형미가 도도하면서도 겸손하다.
해안을 향해 길게 뻗어 나온 평평한 처마가 공간의 깊이감을 더욱 진하게 하고, 처마를 따라 나 있는 넓은 면적의 열주들로 인해 사이공간마다 그림자가 맺힌다. 이채롭고도 이국적인 장면이다. 열주들 위를 지나며 건축과 공간 전체를 가로지르는 선은 집요할 정도로 직선을 고집한다. 공간 요소를 같은 비율로 재단해 눈에 보이는 선, 이음새, 테이블과 의자가 진열되는 열까지도 하나의 선처럼 계획되어 있다. 그 선이 공간을 다스리는 일종의 강박적 질서가 되고 있다. 이는 브랜드에 관한 상징성을 담기 위한 치밀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설명하자면, 위드지스 창호가 표방하는 품질에 대한 의지와 기술력을 상징한 것이며 카페 진정성의 좋은 재료와 수제 제조 방식에 대한 고집을 표현한 것이다.
강박적 인위성만으로 공간의 이야기가 끝나는 게 아니다. 그와는 반대로, 의도와 계획이 최소한으로 개입된 무위적 요소 또한 병치되어 이야기를 이어 간다는 점에서 공간의 매력을 찾게 된다. 제주 고유의 원초성을 상징하는 자연물, 의도하지 않은 거칠고 투박한 질감, 평원과 땅에 묻히듯 어우러지는 원재료 그대로의 색감 등이 그러하다. 분명 낯설고 긴장감이 이는 조형이지만, 제주의 땅에서 자라난 듯 풍광과 자연스럽게 조우하는 품새 또한 갖추고 있다. 특히 열주들 앞으로 넉넉하게 비운 채 열려 있는 광장은 제주의 길과 바다와 하늘을 다 품고도 남음이 있다.
작품명: 위드지스-진정성 종점 / 위치: 제주도 제주시 서해안로 124 / 설계: T-FP / 설계팀: 최재영, 이환민, 최성신, 박재홍 / 시공: 초심건설 / 건축주: 주.위드지스(김광호), 카페진정성(김정온) / 용도: 제2종 근린생활 시설(카페) / 대지면적: 2,917m² / 건축면적: 869.01m² / 연면적: 894.76m² / 건폐율: 29.79% / 용적률: 30.67% / 규모: 지상 1층 / 구조: 철근콘크리트 구조 / 외부마감: 콘크리트 치핑 / 내부마감: 콘크리트 치핑, 합판 / 완공: 2021.5 / 사진: 홍기웅 영상: 플레이스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