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23-03-05
2022 젊은 건축가상, 새로움의 층위
우리 시대 젊은 건축가에게 듣는, 삶을 풍요롭게 하는 건축 이야기
2022 젊은 건축가상 수상자 3팀(김효영김효영 건축사사무소, 박정환∙송상헌심플렉스 건축사사무소, 김우상∙이대규카인드 건축사사무소)의 작품집 ‘새로움의 층위’가 출간됐다. 이들의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는 ‘건축가 노트’와 건축가로서의 작품 세계를 살펴보는 ‘주요 프로젝트’, 선배 건축가들이 바라본 젊은 건축가들의 면면을 정리한 ‘인+사이트’, 이들이 수상자로 선정된 이유를 전하는 ‘심사평’ 챕터로 구성됐다. 특히 ‘인+사이트’ 챕터에서는 나인혜건축사사무소 공이림, 임재용건축사사무소 OCA, 김준성핸드플러스 건축사사무소 세 건축가가 수상자들의 작품을 해설하고, 조언의 메시지를 보낸다.
건축계는 젊은 건축가들이 새로운 방식의 건축을 제안하고, 이를 통해 사람들의 삶을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기를 기대하곤 한다. 이에 부응하듯 올해 수상자 세 팀은 더할 나위 없이 다채롭다. 서로 간의 교집합을 찾아내기 쉽지 않을 정도다. 오늘날 한국 건축이 그만큼 다양하고 풍요로워진 것의 방증이라 할만하다.
김효영이 사용하는 형태는 익숙하면서도 낯설다. 그는 인간과 건축의 관계성에 대해 주목한다. 그는 건축 작업을 할 때도 마치 사람과 관계를 맺듯이 ‘감정 이입–과장–낯섦–바라보기‘의 과정을 거친다. 이러한 그의 건축에 대해 심사진들은 “대세를 추종하거나 시류에 편승하지 않으며 사조에 얽매이지 않는 유연한 건축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정환∙송상헌은 젊은 건축가답지 않게 공공 프로젝트와 민간 프로젝트를 균형감 있게 진행하고 있다. 이들의 작업은 복잡하고 논리적인 과정을 거치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결과물은 놀랍게도 단순하다. 심플렉스라는 사무소의 이름에 걸맞은 작업 방식으로, 복잡함을 이겨내고 보편적인 건축언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우상∙이대규의 작품은 매우 섬세하다. 어떤 프로그램이든 섬세하고 따뜻하며, 신성한 공간감이 인상적이라는 평가다. 특히 심사위원들은 두 건축가의 담담하면서 묵묵한 모습에 마치 수도승 같은 면을 느꼈으며, 그들의 건축물에서 보이는 정교함을 칭찬했다.
조민석 심사위원장은 심사평에서 “꽃길보다는 그 세대만의 기회의 진흙탕이 주어진다. 진흙탕이지만 이 속에서 연꽃을 피우는 이들이 있기에 기회라 할 수 있는 것이다.”라는 말을 전했다. 어느 세대, 어느 분야든 힘들지 않은 곳은 없다. 세 팀의 건축가는 진흙탕 속에서 연꽃을 피우듯 그 기회를 쟁취해냈다. 그들의 생각과 작품, 그리고 선배 건축가들의 평가를 읽어보고, 그들이 어떻게 꽃을 피웠는지 상상하며 작품집을 즐겨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