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가구 디자인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경기도 양평의 이함캠퍼스에서 열리고 있는 ‘사물의 시차’에서는 현대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지나온 디자이너들의 가구 110점을 볼 수 있다. 이번 컬렉션은 이함캠퍼스를 운영하는 두양문화재단 오황택 이사장이 수십 년간 수집한, 디자인사에서 중요한 획을 그은 가구들을 엄선해 선보인다.
전시 제목 ‘사물의 시차’는 다양한 시간, 다양한 공간 배경을 가진 디자인 사물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뜻으로, 무엇이든 담아 내는 빈 상자라는 의미의 미술관 이름 ‘이함’과 결을 나란히 한다.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 장 프루베Jean Prouvé, 마르셀 브로이어Marcel Breuer, 미스 반 데어 로에Mies van der Rohe부터 찰스 & 레이 임스Charles & Ray Eames, 한스 웨그너Hans J. Wegner, 필립 스탁Philippe Starck, 론 아라드Ron Arad와 같은 건축 및 산업 디자이너의 솜씨로 탄생한 작품들은 현대 디자인의 모태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아직까지도 활용된다는 점에서 그 의미와 가치가 빛을 발한다.
지난 시대 공간과 사물에 대한 디자이너들의 고민은 인간 치수, 생활 양식을 탐구하는 시각으로 연결된다. 디자이너마다 엿볼 수 있는 스타일과 생활 가구로서 갖는 실용성을 더해 작품 수만큼이나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여기에 지나온 시간의 흔적까지 드러나 빈티지 가구만의 멋스러운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전시품은 6개 공간에 연대별로 진열되었다. 그중에는 르코르뷔지에가 설계한 유니테 다비타시옹Unité d’habitation의 부엌을 가구와 함께 그대로 재현한 공간도 마련되었다. 오늘날에도 유효한 디자인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경험하고, 우리 주변을 풍요롭게 채우는 일상의 사물들을 재조명하는 시간은 6월 30일까지 이어진다.
이함캠퍼스는 다양한 문화 예술적 실험을 지원할 목적으로 양평 남한강 변에 미술관, 카페, 아티스트 레지던시 등 8개 동으로 설립되었다. 이번 전시 ‘사물의 시차’는 대중에게 공개하는 첫 소장 기획전이며, 계속해서 다양한 문화 예술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자료제공 / 이함캠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