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신동 아트브릿지 문화예술복합주택
에디터 전효진 차장 글 황혜정 디자인 한정민
자료제공 에이디오디자인건축사사무소
굵직한 콘크리트 선반 위로 적벽돌 책들이 꽂혀 있는 모습이다. 적벽돌의 수직 구조체는 일정한 간격으로 질서를 갖추고 있지만, 중간중간 공백으로 비어 있는 공간들이 질서를 흔들며 리듬감을 더한다. 바닥과 천장이 되고 있는 회색 톤의 콘크리트 수평재, 수직 구조의 적벽돌, 그리고 투명한 유리창, 이들의 색감과 소재가 어우러져 만들어 내는 경쾌하고 세련된 분위기가 기대 이상이다. 꾸민 것도 같고 안 꾸민 것도 같은 멋스러움이 묻어난다.
공유 주택 및 공유 사무실, 북 카페, 공연장 등으로 구성된 공간으로, 서울시 종로구 창신동에 위치한다. 창신동은 2014년 전국 최초로 도시 재생 사업 1호 마을로 선정된 곳으로, 그 시대 많은 건물들이 그러하듯 연와조로 지어진 도시다. 경사가 굉장히 가파른 지역이기 때문에 도시가 최초로 개발된 1970년대 이후 새로 지어진 건물들이 거의 없다. 건물의 색감이나 외부 마감재의 선택에서 창신동의 초창기 시대를 대표하는 특정한 건축물 구축 방식이나 소재를 오늘날의 감각으로 재해석한 의도가 전해진다.
작은 벽돌들이 차곡차곡 모여 하나의 거대한 덩어리가 되고, 거대해진 벽돌 위로 수평의 덩어리가 포개지는 형태가 매층 반복되고 있다. 그렇게 벽돌 매스들이 5층까지 층층이 질서 정연하게 쌓여 공간으로, 나아가 건축물로 구축되고 있다. 그 모습에서 오래 전 창신동의 표정과 오늘날 도시의 감성이 겹쳐져 보인다. 외부에서 보기에 기둥처럼 구축된 적벽돌은 수직 구조체로서의 조적성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하나의 부재로 구성된 컴파운드로서의 수평재는 중력을 누르는 듯한 긴장감을 만들어 낸다. 더불어 직각으로 맞서고 있는 두 소재 사이에도 누가 누구를 누르는지 모르는 긴장감이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