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마지막 DDP 오픈큐레이팅 전시 ‘상실의 기록 – 소생하는 기억의 틈’이 오는 3월 31일까지 개최된다.
2015년부터 서울디자인재단은 다양한 창의적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플랫폼으로서 DDP 오픈큐레이팅 공모를 진행해 신진 전시기획자와 디자이너를 발굴, 소개하고 있다. 이번 31번째 오픈큐레이팅은 김재익 작가의 오브제로 채워졌다.
전시는 각 도시 영역을 구성하는 재료를 통해 상실의 기억을 이야기하고, 기억을 ‘복원’하여 도시 공간에서의 ‘상생’을 이야기한다. 도시 차원에서 경험한 감정의 층위는 지역 환경별로 나타나는 구조적 차이와, 그 차이로부터 경험했지만 이미 상실한 기억으로 만들어진다. 감정에 파고드는 도시 속 구조적 층위는 가시적이나 더러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삶이 이어지는 동안 다양한 면모를 가진 도시를 맞게 하는 주된 원인은 비가시적인 흐름이 계속 존재하기 때문이다. 일상은 비가시적이고 관념적인 영역이 건축, 교통과 같은 물질적인 영역과 엮이면서 흘러간다.
작가는 도시 속 가시적 영역을 시작으로 비가시적 영역과 함께 전체 영역을 구성하는 재료인 ‘사물’에 주목한다. 그중에는 이미 사라져 제대로 복원되지 못한 채 현재에서 왜곡되는 경우도 있고, 혹은 잊혔지만 깊이 잠재된 무언가가 어떤 공간에 머물렀을 때 되살아나며 느껴지는 경우도 존재한다.
작가는 또한, 하나의 ‘사건’을 두고 도시 공간을 기반으로 진화하는 상황을 본다. 사건 속 공간의 이면을 표출시켜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산물을 표현하고, 오랜 과거에서부터 ‘축적된 경험성’을 발견한다. 시간이 흘러 변하는 도시의 실제와 상상, 그 사이의 이중적 변주를 거쳐 기억을 재구성하고 시대의 변곡점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총 세 공간에 나뉘어 진열된 비디오 사운드는 ‘사소한 시간의 속성 SUBWAY LINES(철도교)’, ‘원시적 열망의 환기: 소생하는 기억의 틈 사이에’, ‘상실의 기록, 오디오-비디오 연작’ 순으로 이어진다. 작품은 삶에 관한 기억이 개별적 공간을 넘어 여럿이 공유하는 공통 분모라는 점을 부각하고, 사회 문화가 낳은 공유된 기억들을 함께 보여준다. 여기서 대지는 개발에 의한 사회 변화로 유동하고 소멸하지 않는다. 지정된 전시 공간에서 조형화되고, 고정된 비디오 사운드로부터 표출되는 감각은 경험했지만 소멸한 기억을 되찾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