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소원 기자
기사입력 2023-05-26
도심 속 일상 정원이 사계절 내내 서울 곳곳에 마련된다. 서울시가 발표한 ‘정원도시 서울’은 시외로 나가지 않고도 서울 어디서든 쉽게 정원을 만날 수 있는 세계적인 정원 도시로의 전환을 골자로 한다.
도심을 가득 채운 회색 구조물을 비우고 시민들이 일상에서 즐길 녹지 생태공간을 가꾸는 것으로, ‘녹색 우선 도시공간 재편 원칙’을 기반으로 한다. 이전에 발표한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 방안’ 등 서울을 채우는 방향과는 다른 방식의 서울 만들기다.
최근 들어 세계 여러 도시들은 지구온난화와 기후 변화의 위기에 따라 지속 가능한 녹색 도시로 전환을 선언하고 있다. 세계적 환경 수도로 꼽히는 독일의 프라이부르크시, 자연 속 도시를 표방한 싱가포르가 대표적이다. 서울 역시 그동안 보라매공원 재정비, 노을공원 개장, 북서울꿈의숲 조성 등 유휴 공간에 대형 공원을 만들며 녹지 공간을 늘려 왔지만,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생활권 공원과 자연 속 쉴 곳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비움, 연결, 생태, 감성’이라는 네 가지 전략으로 30여 개 관련 사업을 추진한다. 먼저 꽉 찬 도심 공간은 ‘비워’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열린 정원으로 조성한다. 특히 용산공원 내에 세계 여러 나라의 대표 정원을 전보이고, 마곡3지구 문화시설부지에 서울식물원과 연계한 공간으로 꾸민다. 지하화를 추진 중인 영동대로, 국회대로, 경부고속도로의 구간 상부도 정원으로 탈바꿈한다.
공원, 녹지대, 산책로를 ‘연결’해 시민들이 보다 가까이에서 여가 공간을 만날 수 있도록 한다. 이에 단절된 녹지를 연결하고 정비하는 대규모 사업인 ‘서울 초록길’을 2026년까지 총 2,063km 길이로 완성한다. 그늘이 없어 오래 머물기 어려웠던 서울광장은 소나무 숲으로 만들고 식재를 추가해 그늘숲으로 조성한다.
외곽의 산과 한강, 가까운 지천은 본래의 자연성을 회복시키고, 머물며 쉬는 ‘생태’ 정원으로 가꾼다. 남산 야외 숲 박물관을 남산야외식물원 주변에 형성하고, 한강공원 내 꽃길, 꽃밭을 조성해 자연체험공간을 만든다. 도심 하천을 생태·여가명소로 만드는 ‘물의 정원’ 사업을 올해 불광천, 묵동천, 여의천, 정릉천 4개소에서 시범 진행한다.
서울의 정원이 대표 관광상품이 될 수 있게 ‘감성’을 담아 정원박람회 같은 콘텐츠를 개발한다. 노후 공원들은 특색 있는 장소로 재정비하고, 근교 산 캠핑장, 휴양림 등 여가시설도 확충한다. 일주일간 진행되던 ‘서울정원박람회’를 올해부터 두 달간 월드컵공원 하늘공원에서 개최하고, 내년에는 유명 해외작가들이 참여하는 ‘서울국제정원박람회’를 뚝섬한강공원에서 봄부터 가을까지 6개월간 진행한다. 이번 ‘정원도시 서울’에 참여를 희망하는 시민과 기업과는 ‘내 나무 갖기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자료제공 / 서울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