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소원 기자
기사입력 2023-05-18
서울 성수동 삼표 레미콘 공장 부지가 글로벌 첨단산업 업무지구로 거듭난다. 이에 따라 올해 2월 시가 발표한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방안 중 하나인 ‘건축혁신형 사전협상’ 제도를 적용해 국제설계 공모를 진행한다.
건축혁신형 사전협상은 다기능 용도 복합화, 국제설계공모를 통한 혁신적인 디자인의 건축물을 도입하는 신규 제도로서, 5천㎡ 이상 유휴 부지 및 대규모 시설 이전 부지 등 도시관리계획 변경 사전협상 대상지 가운데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을 제안한 사업부지를 대상으로 진행한다.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방안의 공공분야 첫 시범 사업이 노들섬이라면, 삼표 부지는 민간 분야의 건축혁신형 사전협상 최초 사례다.
이번 국제설계 공모는 세계적인 건축가 네 명을 초청해 추진한다. 초청 건축가는 데이비드 치퍼필드(영국), 위르겐 마이어(독일), KPF(미국), SOM(미국)이다. 공모를 준비하기 위해 시는 참여 건축가의 이해도를 높여 우수한 계획을 제안받을 수 있도록 완성도 있는 공모 지침을 마련했다. 그리고 시의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 정책 취지와 삼표 부지 및 성수 일대의 국제설계 공모에 참여를 바라는 사전 초청장을 건축가들에게 보낸 뒤 참가의향서에 응한 건축가를 확정했다.
공모내용으로는 삼표 부지의 첨단 산업 거점 조성을 위한 개발 계획을 제안받는 것.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공간 계획, 국제 친환경건축물 인증제도(LEED) 플래티넘 등급의 계획을 포함해 글로벌 기업들의 입주 공간으로의 개발안이 필요하다. 동시에 사업지 일대의 혼잡한 교통 현황을 해소할 아이디어와 주변과의 연계 및 시설 특화 방안 등의 아이디어도 제안받는다.
지난 15일 초청 건축가들에게 공모지침서를 배포했고, 6월 초 지명 건축가들을 초청하여 현장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9월경 제안서를 접수받아 자체 심사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1977년 이후 45년간 가동해 오던 삼표 공장은 폐업 신고 절차를 마치고 2022년 8월 철거되었다. 그간 수도권 건설 현장에 레미콘 물자를 공급하며 상당한 건설 물량을 맡아 왔지만, 꾸준한 민원 제기와 주거 환경 위주로 조성되는 인근 지역의 변화 흐름에 따라 자리를 내주게 되었다. 삼표 공장의 이전 문제는 1998년 처음 검토되었다. 이후 여러 계획과 서울시와의 협약이 무산되면서 오랜 시간을 끌어왔고, 결국 2017년 10월 협약을 체결하면서 2022년 6월까지 공장 이전과 철거를 완료하기로 결정 내렸다. 삼표 공장의 부지는 현대제철 소유의 2만 2,924㎡ 땅과 국공유지 5,032㎡를 빌려 운영한 것으로, 축구장 네 개를 합친 것과 같은 규모다. 자료제공 / 서울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