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전효진 차장 글 김소원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 미술원 건축과 동문회에서 김봉렬 전 한예종 총장의 퇴임을 기념하여, 교육자이자 건축가, 건축역사학자이자 인문학자로서 그가 걸어온 길을 정리한 전시 ‘김봉렬 아카이브 룸’을 5월 19일부터 21일까지 아름지기 재단 사옥에서 개최했다. 한예종 초대 건축과 교수로 시작하여 총장의 자리로 마무리를 지은 교육자로서의 여정을 되돌아 본 인터뷰, 심도 있는 역사적 이론을 바탕으로 지어진 설계 작품들과 스무 권이 넘는 출판물들까지, 다양한 범위의 작업물들로 구성된 한국 전통건축 석학의 ‘지식의 방’을 만나볼 수 있는 소중한 자리였다.
오프라인 전시와 더불어 지난 30여 년간 그가 남긴 자료들을 정리한 온라인 아카이브 룸(http://www.bongkim-arch.com)도 오픈했다. 웹페이지 형식의 온라인 아카이브 룸에서는 논문, 저서, 수필, 신문 기사, 답사 필름 사진 등의 작업들이 카테고리별로 정리되어 공개된다. 평생에 걸쳐 수집한 방대한 양의 기록물들은 김 교수가 건축계에 공헌한 소중한 자료들로, 그 모두를 제한 없이 살펴볼 수 있는 온라인 아카이브 룸은 직간접적으로 그의 가르침을 받은 건축인들뿐만 아니라 더 많은 이들에게 그의 건축 세계, 인문학의 세계를 보여주는 공유의 장이 되고 있다.
한편, 이번 전시에서는 김봉렬 교수가 상임고문으로 있는 전통문화연구소 온지음 집공방의 신간 ‘오늘이 깃든 한옥’도 살펴볼 수 있었다. 온지음은 전통문화의 가치를 계승하되 이를 현대 흐름에 맞춰 미래의 유산으로 남기는 일에 집중하는 연구집단이다. 이러한 기치 아래 옷공방, 맛공방, 집공방, 세 가지 공방을 운영하는데, 그중 ‘집공방’은 한옥을 설계하는 집단으로 전통문화 관련 전시를 기획하고 한옥 유지보수 컨설팅도 맡고 있다. 김봉렬 교수는 오랜 시간 집공방의 공방장으로서 연구원들과 함께 전통 한옥을 기반으로 우리 주거 문화를 탐구하고 달라진 현대인의 생활상에 맞는 공간에 대한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오늘이 깃든 한옥’은 이러한 집공방의 첫 작품집이자 과거가 아닌 지금의 한옥에 대한 소개서로, 집공방 출범 10주년 겸 김봉렬 교수의 한예종 정년 퇴임을 기념하기 위해 기획된 책이다.
김봉렬 교수는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졸업 후, 동대학교 대학원에서 건축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고 영국으로 건너가 AA School of Architecture에서 공부했다. 이후 아키반, 삼정건축을 거쳐 울산대학교 건축학과와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건축과 교수직을 맡았다. 2013년부터 2021년까지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을 연임했다. 그 외 이상건축 편집주간, 재단법인 아름지기 이사, 이코모스한국위원회 사무총장, 아모레퍼시픽재단 이사, 한국건축역사학회 회장,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를 맡은 이력이 있다. 저서로는 <김봉렬의 한국건축이야기> 시리즈, <가보고 싶은 곳 머물고 싶은 곳>, <한국건축개념사전>, <건축의 시간, 영원한 현재> 등이 있다. 수원생가기념관, 삼청동 선혜원, 경주 무우운, 여주 무중원 등을 설계했다. 자료제공 / 한예종 미술원 건축과 동문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