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전효진 차장 글 전효진 차장, 김소원 기자
강남 최대 규모의 재건축 사업지로 꼽히는 압구정아파트지구. 지난 3월 설계공모를 개최하며 압구정지구 여섯 개 구역 중 재건축을 위해 가장 먼저 발을 뗀 2구역의 청사진이 공개됐다. 대형 설계사무소 3사의 치열한 각축전 끝에 선정된 당선작은 디에이그룹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사무소(이하 디에이건축) 팀의 ‘THE origin APG’다.
현재 ‘압구정아파트지구 특별계획구역 재건축정비사업’은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이하 신통기획)에 참여한 2~5구역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신통기획은 정비계획 수립 단계에서 시가 공공성과 사업성의 균형을 이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대신 신속한 사업 추진을 지원하는 공공지원계획으로, 2~5구역은 이에 참여하면서 지지부진했던 재건축사업에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그중 가장 빠르게 사업을 추진 중인 곳은, 압구정동 434번지 일대(205,478.03m2) 신현대아파트 9·11·12차를 대상지로 한 2구역으로, 건폐율 50%, 용적률 300%를 적용해 연면적 652,913m2 규모의 단지를 조성하는게 사업의 골자다. 이 역시 신통기획에 따라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은 것으로, 이에 따라 세대 수도 기존 1,924가구에서 2,700가구로 대폭 확대됐다.
한강 변의 새 랜드마크이자 설계비가 무려 144억 원에 이르는 대형 프로젝트였던 만큼, 지난 3월에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내로라하는 국내 대형사무소들이 대거 참여하는 등 건축계의 관심도 높았다. 공모를 주최한 조합 측은 약 2개월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제출된 설계안들을 바탕으로 심사를 진행하여, 디에이건축, 삼우건축사사무소, ANU디자인그룹건축사사무소의 작품을 우수작으로 선정·공개했다. 이후 20여 일간 작품전시회를 열고 조합원들에게 각 사의 설계안을 소개하였으며, 지난 24일 개최된 정기총회에서 조합원들의 투표를 통해 최종적으로 디에이건축의 안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당선을 거머쥔 디에이건축은 프랑스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Dominique Perrault, 미국의 조경건축가 피터 워커Peter Walker와 한강과 공원을 품은 명작을 메인 컨셉으로 삼은 ‘THE origin APG’를 선보였다. 한강 변에 위치한 대상지의 입지적 장점을 살리고자, 6개라는 최소의 주동만 배치하여 모든 세대의 한강조망권을 확보하는데 주력한 안이다. 또한 주동의 최소화 덕분에 확보된 드넓은 외부 공간은, 파리의 베르사유 궁전을 모티브로 삼은 약 36,000평의 공원으로 조성한 점도 눈에 띈다. 이 외에도 축구장 16개 규모의 프라이빗 정원과, 여섯 개의 스카이라운지, 세계 최초의 프라이빗 갤러리와 수장고, 세대당 2.7 평의 커뮤니티 시설을 계획하였으며, 1세대 1 엘리베이터, 7성급 호텔 주차 서비스 등의 럭셔리 생활 지원 서비스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마지막까지 각축을 벌인 삼우건축은 미국 건축가 리처드 마이어Richard Meier, 조경 디자이너 토마스 발슬리Thomas Balsley와 팀을 이루어, 주동 기준 건폐율 11%의 쾌적하고 개방감 있는 배치와 유기적이고 자연 친화적인 숲속 정원 같은 외부 공간이 돋보이는 안을 제시했으며, ANU건축은 미국 건축설계디자인회사 SMDP와 조경설계회사 SWA, 구조기술 파트너 LERA와 손을 잡고, 하늘 위의 안식처를 모티프로 한 설계안 ‘클라우드 나인’을 선보였다.
한편, 2구역과 더불어 특별계획구역 재건축정비사업을 진행 중인 3구역과 4구역도 현재 설계공모가 진행 중이다. 3구역에서는 국내 설계사무소 희림건축과 해안건축이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4구역은 건원건축, 정림건축, 디에이건축, 희림건축, 토문건축 등이 각각 해외 업체와 컨소시엄을 맺고 수주에 나서고 있다. 자료제공 / 디에이건축
당선작
THE origin APG _ 디에이그룹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사무소 + 도미니크 페로Dominique Perrault + 피터 워커Peter Wal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