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한가람 기자
매일 200여 대의 버스가 드나들던 ‘강일 버스공영차고지’가 축구장 3.5배의 대규모 도시숲과 청년‧신혼부부 주택, 생활SOC가 어우러진 ‘컴팩트시티’로 탈바꿈한다.
‘컴팩트시티’는 서울시가 지난 2018년 발표한 ‘주택공급 5대 혁신방안’의 하나로, 도심 속 저 이용되고 있는 공공부지에 주거·여가·업무 기능이 어우러진 복합시설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부족한 공공주택을 효과적으로 공급함은 물론 도시 환경의 질적 향상도 기대할 수 있어, 혁신적인 공공주택 모델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작년 하반기 개최된 ‘신내 북부간선도로’ 국제설계공모를 시작으로 ‘연희 교통섬’, ‘증산 빗물펌프장’, ‘장지 공영차고지’까지 총 네 개의 컴팩트시티 모델이 순차적으로 개발되었으며, 이번 공모 결과의 발표로 그 다섯 번째 대상지인 ‘강일 공영차고지’도 변화를 목전에 두게 됐다.
주요 과제는 약 35,000m2의 부지를 1천 호의 청년·신혼부부 주택과 녹지, 생활 SOC가 결합된 친환경 공공주택단지로 탈바꿈시키는 것. 물론 노후한 차고지 시설의 성능 개선은 필수다.
심사진은 이러한 목표에 부합하는 최적의 안을 선정하고자, ‘혁신적 공간계획’, ‘창의적 건축설계’, ‘쾌적하고 친환경적인 오픈스페이스 계획’ 등에 주안점을 두고 2차에 걸친 평가를 실행했다. 그 결과, 주.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의 ‘컴팩트 쎄타(Compact θ)’가 당선의 영예를 안게 됐다.
당선작은 35,804m2 부지의 동쪽 주거지에서 서쪽 도시고속도로 방향으로 상승하는 ‘경사형 도시 숲’을 조성하고, 외부 공간을 중심으로 지하와 지상에 다양한 시설을 입체적으로 배치한 작품이다.
대지 면적의 70%에 달하는 공원은 경사를 활용해 자연스러운 도시 흐름을 유도하여 지역사회 내 중심공간이 될 뿐만 아니라, 고속도로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차단하는 자연 방음막의 역할도 한다.
기존 버스차고지는 지하 1층과 지상 1층으로 자리를 옮긴다. 야외에 있던 시설을 실내에 배치해 소음과 매연이 차단돼 공원과 주거공간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첨단 공조 설비와 신재생에너지를 적용해 버스 종사자들이 계절에 영향을 받지 않고 쾌적하게 일할 수 있다.
공원 상부에는 최고 29층, 3개 동으로 구성된 총 945세대의 행복주택이 들어선다. 널찍한 동 간 거리는 공원의 열린 느낌을 극대화한다. 1~3층에는 체육시설, 도서관 등 입주민과 지역주민이 함께 이용하는 생활 SOC가 들어서는데, 세부 공간 계획은 향후 거버넌스 형태로 구성되는 주민 협의체에서 논의해 나갈 예정이다.
시는 내년 초까지 실시설계를 마치고, 하반기에 착공, 2024년 조성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도심 속 유휴부지를 재생하여 도시공간을 재창조하고 시민을 위한 공간복지를 실현하는 컴팩트시티 사업을 통해, 강일동 차고지 일대가 젊음이 넘치는 활기찬 도시로 변화하기를 기대한다. 자료제공 / 서울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