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서펜타인 파빌리온의 초청 작가가 공개됐다. 올해의 주인공은 매스스터디스를 이끌고 있는 건축가 조민석으로, 한국 건축가가 서펜타인 파빌리온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은 처음이다.
런던에 위치한 현대미술관인 서펜타인 갤러리는 2000년부터 매년 여름, 영국에 건축물을 짓지 않은 건축가를 초빙하여 미술관 앞마당에 파빌리온을 설치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자하 하디드를 시작으로, 지난 24년 간, 렘 쿨하스, 프랭크 게리, 장 누벨, 피터 춤토르, 헤어초크 앤 드 뫼롱, 아이웨이웨이, SANAA, BIG, 이시가미 준야 등,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건축가들이 참여해 실험적인 현대 건축을 선보임으로써, 런던을 대표하는 문화 예술 이벤트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2022년에는 미국 시카고에서 활동하는 씨애스터 게이츠가 ‘블랙 채플’을 공개했고, 지난해 2023년에는 레바논 태생의 프랑스 건축가 리나 고트메가 ‘아 따블르’를 디자인해 많은 관람객을 맞이한 바 있다.
조민석의 첫 영국 무대 진출작이기도 한 이번 파빌리온의 작품명은 ‘아키펠라직 보이드Archipelagic Void’. 중앙 원형 공간을 중심으로 별 모양의 다섯 개 섬으로 구성된 구조물이다.
중앙 보이드는 한국 전통 가옥에서 볼 수 있는 마당 역할을 하며, 각각 다른 기능을 하는 다섯 갈래 공간이 모여 다채로운 활동을 수용한다.
메인 입구 영역의 ‘갤러리’, 모임 공간의 ‘강당’, 잠시 쉬어 가는 작은 ‘도서관’, 서펜타인 사우스의 옛 공간을 재현한 ‘티 하우스’, 그물망 구조의 개방 공간 ‘플레이 타워’가 그 기능들로, 파빌리온이 자리할 공원 안에서 유연하게 활용되어 공간 속 내러티브를 형성한다.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 모듈의 집합이 하나의 연속된 단위를 이루는 것이다.
조민석은, “서펜타인 갤러리 파빌리온 프로젝트가 열린 지난 시간 동안 20회가 넘는 작업이 이루어진 이 장소에서 무엇을 발견하고 무엇을 더할 수 있을지 질문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했다”며, “그것은 서펜타인 파빌리온의 역사를 다루는 작업이었고, 중앙부를 비워 반전시킴으로써 과거에 구축된 중심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고 말했다.
건축가 조민석은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 컬럼비아대학교 건축대학원을 졸업하고 OMA 로테르담을 비롯한 해외 건축사사무소에서 경력을 쌓은 뒤 2003년 한국으로 돌아와 매스스터디스를 설립했다. 2014년 제14회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건축전 한국관 커미셔너 겸 공동 큐레이터로 활동, 황금사자상을 수상했고 픽셀 하우스, 부띠크 모나코, 2010 상하이 엑스포 한국관, 대전대학교 기숙사, 스페이스K 서울, 당인리 문화창작발전소 등의 작품을 남겼다. 최근에는 주한 프랑스 대사관 복원 및 증축, 오설록 티뮤지엄 리뉴얼을 맡았다.
제24회 서펜타인 파빌리온은 6월 5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2시까지 사전 공개된 이후, 6월 7일부터 10월 27일까지 일반 관람을 시작한다. 자료제공 / 서펜타인 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