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소원 기자 디자인 유일귀
기사입력 2023-05-24
서울시가 ‘물방울 작가’로 알려진 ‘고(故) 김창열 화가의 집’을 우수건축자산 제13호로 등록했다.
종로구 평창동 412-11에 위치한 집은 작가가 오랜 기간 프랑스에서 활동하다가 한국으로 들어와 작고하기 전까지 30년 이상 머물며 작품 활동을 했던 곳이다.
해당 주택은 1984년 김창열 화가의 부탁으로 우규승 건축가가 설계해 1988년 준공되었다. 638.3m2 대지에 세운 지상 2층, 지하 2층의 콘크리트조 건물은 초기 형태와 재료 상태가 잘 보존되어 있다. 우규승 건축가는 88올림픽 선수촌 아파트,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환기미술관 등을 설계했으며, 재료의 물성을 살려 유기적 공간을 설계하는 건축가로 알려져 있다.
2021년 1월 작가가 타계한 이후 2022년 종로구가 집을 매입해 건축물이 지닌 가치를 보전하고자 ‘우수건축자산’에 신청했고, 이번 5월 11일 열린 제9회 건축자산 전문위원회 의결을 거쳤다. 위원회는 주변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예술적, 경관적 가치, 개방 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 등 여러 측면에서 잠재력이 높은 건축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운영 중인 ‘우수건축자산 등록제도’는 문화재급 지정이 아닌 활용 가치에 중점을 두어 건축문화 진흥, 지역정체성 형성에 기여할 건축자산의 가치를 심의하는 제도다. 김수근 건축가가 설계한 구 샘터 사옥, 김중업 건축가가 설계한 사직동 주택 등이 서울시 우수건축자산으로 등록되어 있다.
한병용 주택정책실장은 “자연과 소통하는 건축물이자 건축가와 집주인의 철학이 담긴 ‘김창열 화가의 집’이 우수건축자산으로 신청, 등록돼 역사문화적으로 의미 있는 공간을 더 많은 시민과 공유할 수 있게 됐다”며 “우리의 삶과 시대가 녹아 있는 건축자산을 오롯이 보전하고 미래 세대가 충분히 누릴 수 있도록 우수한 지역 자산을 지속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자료제공 / 서울시, 사진 / 우규승 건축가(서울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