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가 급수탑
스웨덴 남서부 바르베리에는 도시 곳곳에 랜드마크가 존재한다. 16세기 지어진 요새와 전통 냉수목욕탕,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그리메톤 무선 방송국, 스웨덴 최초의 풍력발전소 등이 바로 그것이다.
여기에 10,000m3 의 물을 저장할 수 있는 바가 급수탑을 추가하기로 하면서 바르베리의 폐기물 및 수자원을 관리 운영하는 기업인 ‘비밥’이 공모전을 열었다. 대개 급수탑은 길쭉한 원기둥 모양이지만, 건축가는 평야를 따라 뻗어나가는 모습으로 발상을 전환했다. 옆으로 길게 뻗은 모양을 취한 덕분에 상징물로서는 강력한 모습을 얻게 되었다.
너비가 좁은 두 개의 수조가 가로 방향으로 나란히 늘어선 형태는 물을 저장하는 급수탑 본연의 임무와 어울리는 유려한 모습이다. 멀리서도 단번에 알아볼 수 있는 대담한 구조가 특징이다. 길고 넓은 측면과 대조를 이루는 하늘하늘한 정면은 마치 조각같은 드라마틱한 실루엣을 그려낸다. 콘크리트 소재의 벽면에 떨어지는 빛과 그림자의 향연 속에서, 옆으로 길게 누운 부드러운 곡선이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