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전진석 기자
청주 시민들을 위한 새로운 공공 문화공간이 될, 충혼탑 추모공원의 청사진이 완성됐다. 청주시는 지난 1월부터 진행된 ‘청주시 충혼탑 추모공원 마스터플랜 설계공모’의 당선작으로 ‘조경설계 호원 + 민앤동 건축사사무소’팀의 ‘청주 360’이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충혼탑 공원은 과거 임금이 백성을 위해 제사를 지내던 사직단 터로 추정되는 곳으로, 1955년 한국전쟁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충혼탑이 세워지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위령제, 지자체 시무식 등을 개최하며 추모공간 겸 지자체의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는 상징적 공간으로 자리매김해 왔으나, 시설의 노후화와 낮은 접근성, 편의시설 부족 등으로 시민들의 실 이용률은 점점 낮아지던 상황이다.
이에 청주시는 충혼탑 공원을 중심으로 한 서원구 사직동 604-87번지 등 9필지, 약 38,000m2의 부지에 건축물을 포함한 공원을 조성하기로 하고 설계공모를 개최했다.
대상지 내에 자리하고 있는 청주시립미술관과 충청북도 중앙도서관까지 아우르는 공원을 조성함으로써, 사직동 일대의 새로운 구심점을 만들고자 한 것이다. 주요 과제는 가파른 경사와 오래된 저층 상가로 인해 낮아진 접근성과 인지도 개선, 기존 시설들과의 연계 및 활성화, 새로운 추모공간의 조성, 보행환경 개선, 녹지 조성 등이다.
마스터플랜 수립과 조경, 건축이 혼합된 이번 공모에는 14개 팀, 34개 업체가 참가했으며, 최종적으로 12개의 작품이 접수됐다. 심사진(변문수무운건축사사무소, 심사위원장, 김준현가원조경설계사무소, 김영환청주대학교, 박재민청주대학교, 이용환한국교원대학교, 송상환건축사사무소 공유)은 2월 8일부터 10일까지 1, 2차 심사와 기술 검토를 거쳐 최종 당선작 및 입상작을 선정했다. 변문수 심사위원장은 “추모의 형식과 보편적 공원의 형식을 벗어나 장소가 지닌 역사적 지리적 의미를 바탕으로 새로운 격을 가진 유일무이한 도심 복합 문화공원이자 일상과 함께하는 추모의 형식을 공간으로 구현하는데 이번 공모의 목적이 있으며, 제출안들이 완성도 있게 작성되었다”는 심사 총평을 남겼다.
당선작인 ‘청주 360’은 명쾌한 디자인으로 원래 의도에 맞는 간결한 추모공간 조성을 제안해 호평 받았다. 현 충혼탑 공원의 문제점을 공간적 고립과 단절로 보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360도 개방된 공간을 조성하고 공원의 레벨을 과감한 개선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외부에서도 공원을 쉽게 인지할 수 있게 했으며, 동시에 공원 내 어느 방향에서도 청주 시내를 볼 수 있도록 했다. 추모를 위한 공간이자 시민들을 위한 공원, 미술관과 도서관을 연결하는 큰 축이 되어, 시민들이 청주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모두 느끼고 기억할 수 있는 공간을 의도한 것. 심사진은 공통으로 “간결하고 명쾌한 설계 개념으로, 가장 완성도가 높고 현실적이다”는 평을 전했다. 다만 토지의 고저 차를 개선하는 계획으로 인해 과도한 토목공사가 우려된다는 점은 과제로 남았다.
2등작은 사직단의 공간적 형태를 차용하고, 수공간과 레벨 차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스튜디오 이공일 + 소솔 건축사사무소 + 이진욱한경대학교’팀의 ‘기억의 터, 환유 언덕’이 이름을 올렸다. 심사진은 기존의 공간을 상징화하여 재해석한 아이디어에 좋은 평가를 남겼다.
3등작으로는 비일상적 추모공간과 일상적 공원공간의 결합을 목표로 한 ‘에이치엘 디자인 + 제이에이치피 건축사사무소 + 건화’팀의 ‘더블 메모리얼’과 대지의 레벨 차이를 이용해 숲을 조성한 ‘경남 종합조경 + 스튜디오 테라 + 건축사사무소 신’팀의 ‘가림단원’이 선정됐다.
청주시는 당선팀과의 계약 체결 및 기본 설계를 시작으로 약 8개월간의 실시 설계를 거쳐, 2024년 상반기에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자료제공 / 청주시
당선작
청주 360 _ 조경설계 호원 + 민앤동 건축사사무소
2등
기억의 터, 환유 언덕 _ 스튜디오 이공일 + 소솔 건축사사무소 + 이진욱한경대학교
3등
더블 메모리얼 _ 에이치엘 디자인 + 제이에이치피 건축사사무소 + 건화
3등
가림단원 _ 경남 종합조경 + 스튜디오 테라 + 건축사사무소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