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살롱 TAN
에디터 전효진 차장 디자인 한정민 글 황혜정
자료제공 오픈스튜디오
무채색의 공간은 스스로가 주인공이 아님을 알고 있는 듯하다. 형태도 색감도 묵직하고 낮은 톤으로 공간을 비워 둔 채 주연들을 기다리는 표정이다. 그들이 돋보이도록 만드는 배경 혹은 무대로 평가받는 되는 것에 만족한다는 듯 차분함이 느껴진다.
서울시 연남동에 위치하는 헤어 디자인 숍이다. 2개의 층으로 이루어진 공간은 위 아래 모두 그다지 넓지 않게 구성되어 있다. 덕분에 오히려 아늑한 작업실 같은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여느 숍에서나 볼 수 있는 계산대용 가구나 장비가 눈에 띄지 않는다. 또한 락커룸 대신 일체형 옷장 가구가 설치되어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상업 공간 특유의 분주함이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 대신 디자이너의 작업이 이루어지는 공간이자 편안하게 서비스 받는 공간이라는 점이 보다 강조되고 있다.
단조롭게 비어 있는 공간에서 유일한 포인트가 되고 있는 것은 입구에 들어서자 마주하게 되는 계단이다. 금속성 재료로 광택을 띠고 있어서, 광택이 없는 노출 콘크리트의 거친 질감과 대비를 이루며 그 자체만으로 계단은 공간의 악센트로 손색이 없다. 여기에 더해, 그 하부를 따라서도 계단과 똑같은 형상으로 또 하나의 계단이 이어지고 있어 하나의 오브제처럼 작동한다.
계단이 공간상에서 갖는 중의적 역할에도 주목하게 된다. 작업 및 대기 공간과 샴푸실 사이에 위치하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두 영역을 구분하고 있다. 각 실을 나누는 별도의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일종의 파티션 역할도 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선과 동선을 방해하지 않으며 적당히 열고 적절히 닫은 모습이다.
한 층에 두 명의 리더들이 작업할 수 있도록 동선이 계획되어 조제실과 샴푸실은 2개 층 모두에 각각 배치되어 있다. 2개 층 모두 넓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공간의 효율이 극대화되도록 모든 가구와 기능들이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있다. 1층과 2층에 들어간 각각의 공간들이 성격은 같지만 배치상에 약간의 변화를 주거나 소재를 다양화시키는 방법을 통해 다르게 보이고 또 다르게 느껴지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작품명: 헤어살롱 TAN / 위치: 서울 마포구 동교로41길 3 / 설계: 오픈스튜디오 / 설계팀: 김진수, 김수지 / 시공: 오픈스튜디오 / 용도: 상업 / 연면적: 200m² / 규모: 지상 5층 건물 중 2개층 / 설계기간: 2022.10~11 / 시공기간: 2022.11~12 / 완공: 2022 / 사진: 최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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