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아트갤러리 VIP 라운지
에디터 전효진 차장 디자인 한정민 글 황혜정
자료제공 스튜디오 임상우닷컴 건축사사무소
천장 루버를 타고 벽 아래까지 흘러 내리고 있는 검은 색이 공간을 진중하게 다스린다. 빈틈 없이 검은 듯하여 한없이 무거워 보이지만 조명 아래 희미하게 드러나 있는 목재의 결이 멋스러운 온기를 풍긴다. 흑이 지나지 않은 면은 백이 차지하고 있다. 백색의 면은 검은 산 아래로 흐르는 맑은 물처럼 공간을 거쳐 반투명의 테라스를 통해 평창동 풍경을 향해 빠져 나간다. 도도하고 기품이 있는 장면이다. 검은 벽은 상설 전시를 위함이고 흰 벽은 기획 전시가 계획되는 영역이다. 서로 구분을 가지는 동시에 연속성을 가진다.
레스토랑이 자리하던 공간이 새롭게 재구성된, 손님 맞이 공간이다. 공간의 프로그램이 전혀 달라지면서 공간은 대대적인 변화를 맞이한 모습이다. 무엇보다 공간의 부피가 확연히 달라져 있다. 기존에는 천장 내부에 엄청난 부피의 공조 설비가 자리하고 있었고, 주방 바닥 또한 수차례나 더해져 30센티미터 정도 올라와 있는 상태였다. 이러한 설비 및 보수 공간을 덜어내면서 기존보다 넓고 높은 공간을 확보한 점이 확연히 눈에 띈다.
기존과 달리 보 하부에 설비 시설을 위한 최소한의 높낮이로 5센티미터만이 계획되어 있다. 덕분에 천장의 높이가 최대한 확보되면서 전시가 이루어지는 라운지 공간으로서의 요건이 넉넉하게 충족되고 있다. 보 아래 설비 시설을 멋스럽게 가리는 장치가 검은 루버 천장으로, 루버 사이의 간격, 루버의 크기, 조명 간격의 위치 등이 최적으로 고려된 모듈을 제안하고 있다. 새롭게 제작된 목재 루버는 결구 방식으로 천장 속에 감추어진 설비의 점검구가 되기도 한다.
천장의 루버에는 하나의 방향성이 내재되어 흐른다. 내부 폰타나의 세라믹 작업에서 주변의 마을 풍경이 펼쳐져 있는 평창동 능선까지, 장방형 공간 전체의 밀도를 밀어 내면서 점차 외부로 흘러 나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 흐름이 ㄷ형의 공간을 자연스럽게 이동하도록 유도하는 시퀀스를 연출한다.
작품을 감상한다는 것은 작품에 관한 이해를 뜻한다. 작품에 대한 이해는 붓의 터치 하나하나에도 공감이 우러나는 것으로서 작품에 스며들어야 느낄 수 있는 감성이고 태도다. 70여 평의 작은 공간이지만 더 깊고 더 감각적으로 작용되어, 작품을 감상하는 차원을 넘어서 작품에 스며들 수 있는 분위기가 이루어지리라 기대한다.
작품명: 가나아트센터 VIP라운지 / 위치: 서울 종로구 평창30길 28 / 설계: 스튜디오 임상우닷컴 건축사사무소 / 설계팀: 임상우, 김기준 / 감리: 스튜디오 임상우닷컴 건축사사무소 / 시공: 스튜디오 임상우닷컴 건축사사무소 / 건축주: 가나아트 / 용도: 전시장 / 연면적: 210m² (내부 인테리어 면적) / 내부마감: 자작나무 위 오일스테인 / 설계기간: 2022.2~3 / 시공기간: 2022.3~5 / 완공: 2022.5 / 사진: 옥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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