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스페인 현대건축의 현주소를 확인해 볼 수 있는 전시, ‘BEST 한국-스페인 국제교류 건축전’이 6월 24일 서울도시건축전시관에서 개막했다. 양국 건축가 50팀의 50 작품으로 채워진 국제교류전으로, 7월까지 이어질 서울전시에 이어 내년 1월에는 마드리드에서도 막을 올리는 만큼, 서로의 건축 문화를 이해하는 좋은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건축설계학회는 일정 기간 동안 완공된 건축물의 정보를 아카이브하고 나아가 우수한 건축물을 발굴하여 널리 알리고자, 지난 2018년 ‘BEST 건축전’을 기획하여 전시를 개최한 바 있다. 1회인 2018년에는 국내 건축물을 대상으로 4개 도시를 도는 전국순회전을 마련했으며, 2회를 맞은 올해는 물리적 거리를 넘어서는 동시대적 이슈를 고민해보자는 취지에서 그 범위를 해외로 확장했다.
첫 교류전의 대상은 무게감과 섬세함, 자연성과 환상성을 동시에 지닌 특유의 건축으로 독창적 정체성을 형성해 온 스페인. 양국의 건축 현주소를 보여줄 우수한 작품들을 선정하기 위해 작년 11월에는 한국건축설계학회와 마드리드건축가협회의 공동 주최 하에 공모가 개최됐다. 대형 건축사무소부터 중소규모 아틀리에, 신진 건축가들까지 다양한 건축인들이 총 156개의 작품을 출품했으며, 7인의 심사진은 3개월여, 3차에 걸친 심사를 통해 한국 25개, 스페인 25개, 총 50개의 최종 참여작을 선정했다.
심사에 참여한 마크 브로사Marc Brossa, 서울시립대학교 교수는 ‘걷잡을 수 없는 세계화와 전 세계가 직면한 공통의 어려움 속에서, 과연 한국과 스페인 각각의 지역적 의미와 특색을 살릴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췄다고 선정 기준에 대해 밝혔다. 더불어 ‘BEST 건축전’이 각국의 문화, 사회적 배경, 관습, 공공 정책, 복지 제도 등에 따라 현저히 달라지는 개념들을 색다른 방식으로 풀어내고 공유를 통해 배우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는 말도 덧붙였다.
6월 24일에는 주한 스페인 대사 후안 이그나시오 모로 비야시안Juan Ignacio Morro Vilacián, 서울도시건축전시관 김영섭 관장, 한국건축설계학회 이정만 고문, 한국건축설계학회 백승만 전임회장과 이준석 신임회장을 비롯하여 다수의 양국 건축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공식 개막식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후안 이그나시오 모로 비야시안 대사는 ‘BEST 건축전’이 양국 건축문화 교류의 교두보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투자와 관심을 이어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또한 전시를 기획한 백승만 교수영남대학교는 ‘BEST 건축전’이 4년만에 국내순회전에서 국제교류전으로 확대·발전한 만큼, 이번 전시를 통해 두 나라의 동시대 건축을 만나보는 즐거운 건축 여행을 떠나보길 권했다.
50 작품은 용도에 따라 크게 다섯 챕터로 구분된다. 주거residetial, 문화·복지culture & welfare, 교육·연구education & research, 업무·상업office & commercial, 공공시설other public facilities이다.
전시는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지하 3층에 위치한 전시장에서 이뤄지는데, 모형과 패널, 동영상을 통해 50개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한국 참여작들은 모형과 패널이 모두 전시된 데 반해, 제작과 운송 여건상 스페인 건축가들의 작품은 패널로만 소개된 점은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각 작품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BEST 건축전 공식홈페이지 온라인 갤러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전시는 오는 7월 14일까지 계속되며, 7월 중에는 참여작들과 심사진의 비평이 수록된 작품집도 출간될 예정이다.
양국 현세대 건축가들의 같으면서도 다른 건축적 고민과 해법들을 ‘BEST 한국-스페인 국제교류 건축전’에서 만나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