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정원
에디터 현유미 부장 글 황혜정 편집 한정민
자료제공 소보건축사사무소
500여 평이라는 적지 않은 규모의 대지 위 주인공은 이름에서 느껴지듯 6군데의 외부공간이 있다. 개인 단독주택, 게스트하우스, 펍과 목공방 등 크게 3개의 매스로 건축공간이 자리한다. 이들 건축물들은 정원 혹은 마당의 모습으로 자리하는 6개의 외부공간을 만들어내는 경계부이자 그들을 드러내는 배경이 된다. 건축이 주가 되기보다 내외부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평범한 일상의 바탕화면이 되어주기를 바라는 의도가 마스터플랜과 건축 디자인에 적극적으로 반영된 결과다.
가장 먼저 만나는 외부공간은 펍과 목공방 건물 앞에 나 있는 자갈 깔린 널찍한 마당이다. 가로를 대면하는 일자형 건물은 그야말로 마당의 경계부가 되는 벽처럼 서 있다. 동네 길과 연접하는 이 외부공간은 펍을 찾는 손님들을 위한 장소로 활짝 열려 있다.
펍과 목공방 안쪽에 위치하는 경사지붕의 건물이 게스트하우스다. 출입구가 나 있는 건물 전면부는 가로를 향해 닫혀 있고, 반대쪽인 남향으로 실이 열려 있다. 게스트하우스의 전면부와 목공방 건물이 서로 엇갈리는 위치에 두 번째 외부공간이 자리한다. 아주 나지막하게 시멘트벽돌로 경계 지어지는 이곳은 원래 연못이 계획된 곳이다. 비어 있는 모습일 때는 시멘트 경계부 자체가 벤치로 활용되는 작은 쉼터라고 해도 좋겠다. 3개의 실을 가지는 게스트하우스에는 각 실마다 외부공간이 딸려 있다. 단독주택에 부속되어 있는 여섯 번째 외부공간과 시각적으로 자연스레 연결되는 이 장소들이 세 번째 외부공간이다.
네 번째는 조형적인 외부 계단 오른쪽의 장소로 첫 번째의 자갈 마당과 시각적 및 물리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단, 목공방을 위한 하역 및 외부 작업공간으로 그 기능을 달리한다. 목공방을 돌아 대지 안쪽으로 들어가면 투명한 오브제처럼 자리하는 온실과 그 부속 공간인 다섯 번째 외부공간을 만난다. 목공방의 또 다른 외부 작업공간이자 향후 플랜트 박스 등이 놓이는 원래의 기능으로 자리 잡아가게 될 장소다.
게스트하우스와 온실 사이를 가로지르는 연결 통로를 통해 대지 깊숙이 숨겨진 가장 사적인 공간으로 진입하게 된다. 강릉 사천해변으로의 조망을 위해 3층 높이로 계획된 단독주택만의 조용한 안마당이 마지막 여섯 번째 외부 공간이다. 건물 마감재인 탄화목의 물성과 주변의 녹지가 어우러져 전원의 풍경을 만들어내는 장소다.
3개의 건축물이 각기 다른 모양과 재료, 다른 규모와 구조로 표현되고 있는 만큼 각기 다른 이야기와 다른 위상을 가진 외부공간들이 생겨난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들로 인해 세 건축이 흩어져 있기도 하지만, 그들을 매개로 다채로운 표정으로 서로 관계 맺으며 연계되어 있다.
프로젝트: 여섯 정원 / 설계: 신현보 (한남대학교), 소보건축사사무소 / 설계담당: 이수지 / 위치: 강원도 강릉시 사천면 사천진리 217 / 용도: 단독주택, 다가구주택, 근린생활시설 / 대지면적: 1,435m² / 건축면적: 286.17m² / 연면적: 401.59m² / 건폐율: 19.94% / 용적률: 27.99% / 규모: 1동(3층), 2동(2층), 3동(3층) / 구조: 1동(철근콘크리트구조), 2동(경량목구조), 3동(경량철골조) / 외부마감: 시멘트벽돌, 탄화목, 폴리카보네이트패널 / 내부마감: 노출콘크리트, 합판, 합지, 세라믹타일, 인조석테라조타일, 강마루 / 조경설계: 안마당더랩 / 구조설계: 용우엔지니어링 / 기계,전기설계: 정연엔지니어링 / 시공: 망치소리 / 사진: 노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