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본사 사옥
1945년 창립 이래, 70여 년간 한국 뷰티 산업의 선구자로 자리매김해온 국내 최대의 화장품 기업, ‘아모레퍼시픽’의 신본사가 용산에 들어섰다.
아모레퍼시픽은 1956년 사업의 기틀을 세웠던 용산에 다시 자리를 잡으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주변 지역과도 조화를 이루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사옥을 단순한 업무시설이나 기업의 자산으로만 여기는 시각에서 벗어나, 자연과 도시, 지역사회와 회사, 고객과 임직원 사이의 교감을 이끄는 소통의 매개체로 바라본 것이다.
기업이 지향하는 이러한 가치는 ‘연결’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건축물로 구체화된다.
복잡한 도시 풍경 속에 자리한 건물은 간결한 입방체 모양이다. 수직으로 높거나 여러 동으로 이루어진 주변부의 건물들과는 달리, 절제미를 강조한 단일 볼륨을 제시함으로써 아모레퍼시픽 본사만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화려한 기교는 없지만, 간결한 형태와 재료라는 근본적 요소만으로 절제된 아름다움을 이끌어낸, 한국의 백자 ‘달항아리’에서 착안한 접근이다.
5층과 11층, 17층에는 각각 거대한 정원이 자리하는데, 개방적이면서도 아늑한 느낌의 이 공간들은 한옥의 중정을 연상케 한다. 5~6개 층을 비워낸 구조 덕분에 어느 곳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라도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커튼처럼 건물을 감싸고 있는 입면도 눈길을 사로잡는 요소다. 무광의 백색 알루미늄 핀은 모든 수직 면을 따라 일정한 간격으로 배열되면서, 조망은 확보하는 동시에 차양의 역할을 한다. 층과 방향에 따라 태양에 노출되는 정도가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 네 가지 종류의 핀을 사용하였으며, 그 결과 직사광선은 차단하면서도 내부에 자연광을 끌어들여 최적의 업무환경을 조성할 수 있게 되었다.
프로젝트의 기본 원칙이기도 했던 개방성은 건물 내부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드러난다.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는 지역사회와 소통하기 위해 마련된 문화 공간이다. 로비로 들어서면 3층까지 이어진 거대한 아트리움을 마주하게 된다. 노출 콘크리트의 물성을 오롯이 드러낸 아트리움에는 공익적 시설을 주로 배치했다. 미술관, 전시장, 도서관 등을 두어, 건물을 방문한 고객, 혹은 주변을 거닐던 누구라도 언제든 문화를 향유할 수 있게끔 한 것이다. 2, 3층에는 450석 규모의 대강당, 쇼룸, 고객연구센터를 비롯하여 임직원 자녀들을 위한 사내 어린이집이 마련되어 있다.
5층 이상은 직원들의 공간이다. 5층에는 식당, 카페, 피트니스 센터, 휴게실 등의 복지공간을 조성하여 행복한 일터를 만들었고, 6~21층의 사무공간은 소통을 극대화하기 위한 구조에 중점을 두었다. 이를 위해 칸막이를 없앤 6인용 오픈형 책상을 구비했고, 곳곳에는 상하층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내부 계단을 마련했으며, 회의실은 모두 투명한 유리벽으로 구성하여, 직원들간의 원활한 소통을 이끌어 내고자 했다.
프로젝트: 아모레퍼시픽 본사사옥 / 설계사: 데이비드 치퍼필드 건축사사무소 + ㈜해안종합건축사사무소 / 위치: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대로 100 / 시공회사: 현대건설(주) / 감리: (주)건축사 사무소 건원엔지니어링 / 디자인감리: 데이비드 치퍼필드 건축사사무소; 해안건축 / 인테리어: 계선 / 건축주: (주)아모레퍼시픽 / 대지면적: 14,507.5m² / 건축면적: 8,689.63m² / 연면적: 188,902.07m² / 조경면적: 2,612.60m² / 건폐율 59.90% / 용적률: 847.83% / 규모: 지하7층, 지상22층 / 구조: 철골조·철근콘크리트조 / 외부마감: 노출콘크리트, 알루미늄 커튼월, 3중 유리, 화강석 / 내부마감: 노출콘크리트, 알루미늄 도어, 화강석, 인조대리석, 패브릭 패널 / 설계기간: 2010~2014 / 시공기간: 2014~2017 / 사진제공: ©Noshe (데이비드 치퍼필드 건축사사무소 제공); ©데이비드 치퍼필드 건축사사무소 제공; ©Amorepacific (㈜해안종합건축사사무소 제공); ©Hyundai Engineering&Construction (㈜해안종합건축사사무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