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전효진 차장 글 김소원 기자
국제 금융업무지구 여의도에 건립 예정인 ‘제2세종문화회관(가칭)’의 기획 디자인 공모전 최종 당선작 5점이 공개됐다. 서울시는 한강과 맞닿은 또 하나의 명소이자 도심 속 공원에서 누리는 복합문화예술공간을 조성코자 지난 5월 15일부터 8월 10일까지 기획 디자인 공모를 진행했다. 총 55점이 접수되었으며, 여의도공원 서북단 3만 4000m² 공간 내 필요 용도 및 면적을 기준으로 건립 가능성과 디자인 실현성을 평가하여 당선작을 가려냈다.
당선팀은 주.범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 주.종합건축사사무소 디자인캠프문박디엠피, 주.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Zaha Hadid Architects, 뒤리그 건축사사무소DURIG AG이다.
주.범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의 ‘더 스파크THE SPARK’는 수변과 공원을 가로지르는 타원형 고리를 디자인해 시설을 분산 배치하고, 여러 지점에서 다양한 문화경관을 접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새로운 형태의 공공 광장을 형성하되 기존의 경관 생태를 최대한 보존하고, 역동적인 요소를 더해 활기찬 문화 체험을 제공하는 도심 허브로 조성하였다. 시각적, 물리적으로 공원과의 연계가 뛰어나고, 지형 레벨을 정확하게 해석함으로써 건축과 지형의 조화, 랜드마크로서의 특징이 분명하게 드러난다는 평가를 받았다.
주.종합건축사사무소 디자인캠프문박디엠피의 ‘Sky Foyer’는 한강을 따라 수평으로 길게 이어진 도시풍경을 경험하는, 대지 영역으로의 공공장소를 제안했다. 수직성이 강한 여의도 주변 풍경과 대조를 이루는 수평 선의 특성과 함께 공연장의 공간 기능을 잘 담아냈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그에 따라 수변, 공원과의 동선 연결이 자연스러운 것은 물론 수변 공간과 공원, 보행레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층위의 영역과 반응하고, 상부 데크로까지 이어지는 구조적인 연속성이 돋보였다.
주.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는 도시 수변 공간의 지속 가능성에 주목하여 사람과 자연, 다양한 활동들이 통합되어 소통하는 공공성을 한국 전통건축의 처마를 차용해 표현했다. 내외부 경계가 모호한 요소를 활용함으로써 수변과 공원으로 연결되는 동선을 열어 두어 자연스러운 연결이 가능한 건축 배치를 보여주었다. 공연장이 있는 두 개 매스 사이를 관통하는 데크 공간의 활용과 미시적 스케일의 공간들에서 매크로한 도시 스케일의 지붕 구조로의 변주가 장점으로 작용했다.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는 건물 중앙부를 들어올려 동선 축을 형성하면서, 상부에 정원을 조성하여 공원과 건축을 일체화한 안을 제시했다. 여의도공원 전체와 한강과의 연계, 건물의 지형적 화합을 통해 구현한 겸손한 건축 디자인으로 제2세종문화회관의 가치를 향상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내부 로비에서 지상 공원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연결, 건물에서 공원을 바라보는 시점 변화가 신선했다.
뒤리그 건축사사무소는 지하에 공연장 전체를 배치하여 동선을 공원 안에 삽입하고, 상부는 기존 인프라를 그대로 수용하여 열린 공간으로 계획했다. 건축물의 형태를 드러내지 않고 지상공간을 적극적으로 자연경관에 내어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시도가 참신했다. 또한, 지상에 배치한 전시공간과 부속시설까지 투명하게 처리하여 개방성을 높이는 설정이 뚜렷했다. 그로 인해 기존 인프라대로 사람들의 활동이 전개된다는 점에서 파격적이고 과감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선정된 다섯 팀에는 각각 보상금 8천만 원이 지급된다. 시는 이들을 대상으로 2025년 상반기 중 지명 설계 공모를 실시해 설계용역을 수행할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그 다음 전문가 자문과 시민 의견을 수렴해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단계별 행정절차를 거쳐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관련해 사업 취지와 방향을 시민과 공유하는 ‘디자인공모 대시민 포럼’을 9월 8일(금) 오후 16시, 서울시청 본관 8층 다목적홀에서 개최한다.
당선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