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평리 주택
2층 거실에서의 조망이 스카이라운지 못지않다. 1층 현관에서 2층 거실로의 동선이 다소 멀게 여겨졌으나 동쪽 골짜기 사이로 보이는 놓치기 아까운 전망은 그 불편을 감내하기에 충분할 것 같다. 가족이 함께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인 만큼 가장 좋은 전경을 가진 곳에 스카이라운지를 두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거실이 주택의 핵심이 되는 이유에는 여러 공간들을 다 가로지르고서 접하게 되는 탁 트인 전경 외에도 하나 더 있다. 경사지형이 빚어낸 일명 ‘하늘거실’, ‘공중거실’이 되고 있어서다.
주어진 대지는 도로를 따라 동서로 좁고 길게 놓인 특이한 형태로, 건축을 앉히기에는 많이 불편해 보이는 경사지형이다. 지형 때문에 건축을, 건축 때문에 지형을 바꾸려하기보다 양측 모두가 지켜지는 방법을 건축이 몸소 제시하고 있다. 기울어진 땅으로부터 공간이 분리되어 공중으로 들어 올려진 것이다. 도로에서 보이는 건축의 측면으로 설명하자면, 지하인 동시에 지층에 면한 주차장 위에 데크로 구성된 1층 테라스가 떠 있고, 테라스 위에 2층 거실과 테라스가 떠 있는 모습이다.
건축물과 땅의 순전한 형태 그대로를 서로 존중하고 지켜 주면서 관계 맺고 있는 모습이 자유하게 느껴진다. 하부가 비어 있는 캔틸레버 구조로 놓이면서 2층 공간 끝에 자리한 거실의 경우 공중에 떠 있는 효과가 더욱 극대화되고 있다. 앞서 설명한 드라마틱한 전경을 획득하는 것은 물론이고 공간에 독립성을 부여하는 최선의 전략으로 읽힌다. 직육면체의 본체와 달리 곡선형으로 계획된 주출입구, 하층부만의 별도 재료와 색채 등 대지에 접하는 지층은 사비석으로 마감된 상층부와 시각적으로 구분되어 있다. 그로 인해 떠 있는 볼륨의 가치와 효과가 더욱 증대된다.
대지의 남측으로는 산이 가로 막고 있어서 일조가 충분하지 않다. 이를 해결하고자 건축을 북 측 도로변에 최대한 붙여 배치해놓고 있는데, 덕분에 내부에서 향유할 수 있는 정원을 작은 규모로나마 확보하고 있다. 거실과 반대쪽에 위치하는 안방과 자녀 방에서는 이 가까운 풍경을 고요하게 차경으로 배경 삼을 수 있다.
위치: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능평리 189-1, 188-4 / 용도: 단독주택 / 대지면적: 575.0㎡ / 건축면적: 176.91㎡ / 연면적: 390.00㎡ / 규모: 지하 1층, 지상 2층 / 건폐율: 30.77% / 용적률: 45.73% /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 외부마감: 사비석 잔다듬, 징크 / 준공: 2016년 / 사진: 남궁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