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암산 전망 파빌리온
Observation tower – Imagination circle
운생동건축사사무소 | Unsangdong Architects Cooperation
가벼운 산책 중에 만나게 되는 두 계단은 걸음을 공중으로 이끄는 ‘하늘길’처럼 서 있다. 유선형의 그 길을 따라 이리도 보고 저리도 보며 계단을 다 오르고 나면 새로운 광경이 펼쳐져 보인다. 그다지 높지는 않으나 돌산으로서의 육중한 불암산의 형상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어지는 주변 산들의 굽이치는 능선과 그것을 병풍 삼은 도시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오래 전부터 자리를 지켜 온 주변 자연에는 많이 낮선 인공의 구조물, 그 안으로 숲과 하늘이 가만히 내려앉아 있는 모습이다. 도시의 사람과 자연의 경계가 되는 지점에서 그 둘을 자연스레 그리고 친밀하게 이어주는 시적 공간처럼 느껴진다.
기존의 오래된 전망대를 새롭게 제안한 프로젝트로, 자연을 만나고 도시 전경을 바라본다는 전망대로서의 단순한 기능을 넘어선 모습이다. 신비로운 자연을 대하는 상상력이 깃들여진 태도의 파빌리온이다. 숲속 산책의 종점인 동시에 또 다른 자연의 세계 및 도시로 연결되는 관문으로서 다른 여정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전망대를 오르는 길은 세 갈래다. 양 옆에서 하늘을 향해 굽이치듯 오르고 있는 두 개의 유선형의 계단 외에 엘리베이터도 마련되어 있다. 계단을 오르내릴 때에는 각기 다른 지각과 풍경을 경험하게 된다. 계단의 형태를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레 보는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덕분에 불암산의 다채로운 정경들을 두루두루 관람할 수 있다. 엘리베이터 역시 투명한 형태로 마감되어 시각적으로 외부를 향해 제한 없이 열려 있다. 덕분에 무성한 초록의 자연이 엘리베이터 내부를 거쳐 관통되기도 하고 수직으로 오르내리기도 한다.
이 외에도 전망대를 지지하는 구조 기둥, 계단과 전망대 하부의 반사형 스테인리스 천장 등 파빌리온은 불암산의 아름다운 자연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입체적 조리개로서의 역할을 한다. 인공의 파빌리온과 숲의 정경이 입체적으로 조우하는 풍경은 일종의 숲속 문화예술 놀이터라고 표현될 수 있겠다.
전망대 데크 역시 유선형으로 공중에 떠 있는데, 바람 따라 이리저리 슬며시 옮겨 다니는 구름을 형상화한 것 같기도 하다. 불암산의 커다란 암벽을 향해, 숲속 나무들을 향해, 저 멀리 도시를 향해, 부드럽고 조심스럽게 손을 뻗치듯 다가가려는 몸짓이다. 시적 언어 같은 형태를 통해 자연과 동화되는 영감을 제공하고 있고, 자연에 깊숙이 다가가도록 돕는 무장애 공간의 전형을 제시하고 있다.
작품명: 불암산 전망파빌리온-이미지네이션 써클 / 위치: 서울특별시 노원구 중계동 산 101-1 (불암산 둘레길) / 대표건축가: 장윤규, 신창훈 / 설계팀: 고영동, 정명길, 우지연, 임소현, 이용철, 조서연, 송재호, 곽혜정, 이창근 / 협력업체: 구조_ 하모니 구조, 전기_ 전기설계 협인 / 시공회사: 유다인건설 / 용도: 관광휴게시설- 관망탑 / 대지면적: 277.117㎡ / 건축면적: 140.13㎡ / 연면적: 143.57㎡ / 규모: 지상 1층 / 구조: 철골조 / 외부마감: 기둥_ 지정도장, 바닥_ 지정 목재 마감, 천장_ 스테인리스(미러), 유리_ THK10접합유리 / 설계기간: 2019. 06 – 2020. 01 / 시공기간: 2020. 05 – 2021. 04 / 사진: 남궁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