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산중학교 증축 프로젝트
에디터 현유미 부장 디자인 한정민 글 김소원
자료제공 유현준건축사사무소
새로운 시대를 살아갈 우리의 아이들은 좀더 다양성을 받아들일 줄 아는, 도전 의식 있는 사람으로 키웠으면 한다. 그런 교육이 행해지는 학교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어떤 공간으로 아이들을 품어야 할까. 우선 건물은 더 작은 규모로 나누고, 앞뜰에는 크고 작은 야외 공간을 만들면 좋겠다. 바깥 공기를 마시며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무엇보다, 대형 건물이 덩그러니 놓인 것보다는 아기자기한 스머프 마을을 닮아야 한다. 운동장 주변의 담장을 허물고 동네가게가 그 둘레를 감싸는 학교, 방과 후에는 운동장을 광장 삼아 모이듯 온 동네가 아이들을 키우는 학교를 꿈꾼다.
건축가의 바람대로, 새로 증축한 화성 송산중학교는 여느 학교와 사뭇 다르다. 마치 공원처럼 주변과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동네에 사뿐히 안착한 모습이다. 운동장 옆으로 들어선 5개 동은 ‘차례대로 발견하는 공간’이라는 개념으로 배치계획을 세워 만들었다. 여러 개의 교실을 모아서 저층 주택 규모로 하나의 동을 만들고, 건물 사이사이 각기 다른 모양의 마당을 배치했다. 학교 건물을 최대한 낮추고 분절한 결과다.
다양한 건물군을 다각도로 배치해 사이사이에 마당이 생기니, 몇 발자국만 옮겨도 풍경이 달라진다. 풍경뿐일까 들려오는 이야기도 제법 떠들썩하다. 짧은 쉬는 시간에도 자연으로 쉽게 나가 마음껏 쉼을 즐기는 덕분이다. 이리저리 움직이고,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면서 아이들은 자란다. 야외활동은 수업 시간에도 계속된다. 열린 공간을 십분 활용해 실습과 체험학습을 자유자재로 진행할 수 있어서다.
마당은 네 곳이다. 제일 안쪽 다목적실의 21동과 22동 사이 ‘자연마당’은 마찬가지로 증축 예정인 고등학교 건물과 나눠 사용하고자 넓게 비워 두었다. 22동과 23동 사이의 ‘진입마당’은 기존 건물군과 맞닿아 있고, 2층의 데크와 이어져 한층 입체적인 휴식 장소다. 도서관과 교과특별실 23동 사이 ‘독서마당’은 다른 마당보다 교과목과 활발히 연계해 활용할 수 있다. 마지막 ‘골목정원’은 주변 건물과 접점이 많고 여러 방향에서 이어지는 자리로, 수공간과 녹지공간을 곁들였다. 동별 실내 공간 역시 여러 활동을 독려할 수 있도록 자료실, 세미나실, 미술실, 기술가정실 등을 마련했다.
새내기 1학년 학생들은 삼각형 모양의 마당에서 삼삼오오 놀다가, 다음해 2학년이 되면 연못이 있는 마당에서 뛰놀고, 더 커서 3학년이 되면 빨간색 경사 지붕 아래 교실 앞마당에서 무리 짓는다. 아이들은 각기 다른 공간에서 보낸 각기 다른 아름다운 추억을 방울방울 간직하게 될 것이다. 사람은 건축 공간의 영향을 받는다. 자라나는 아이들도 이곳에서 건강한 환경을 마주하기를. 그렇게 건강하게 자라나기를 바란다.
작품명: Smurf villege school _마당이 있는 주택들이 모인 마을같은 학교 / 위치: 경기도 화성시 송산면 사강리 558-2번지 일원 / 설계: 유현준건축사사무소 / 설계팀: 유현준, 전지영, 허진성, 김지호, 최태원, 노은석 / 시공: 주.서진건설 / 대지면적: 44,640m² / 건축면적: 5,879.56m² / 연면적: 8,781.15m² / 규모: 지하 1층, 지상 2층 / 구조: 철근콘크리트구조 / 외부마감: 치장벽돌샇기, 스타코 마감 / 설계기간: 2018.6-2019.7 / 시공기간: 2020.4-2021.2 / 완공: 2021 / 사진: 신경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