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중심복합도시 집현리(4-2 생활권)에 조성될 국내 최초 ‘공동캠퍼스’의 밑그림이 공개됐다. 당선작은 자연을 공유하는 환경에서 영역의 구분 없이 모든 이용자에게 열린 공간을 제시한 시아플랜건축사사무소의 안으로, 교육과 연구 기능이 강조된 4-2 생활권의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계획도시인 세종시는 생활권별로 주요 기능이 명확하게 분산되어 있다. 그중 4-2 생활권인 집현리는 세종시 조성 초기에는 주거 생활권으로 구상됐으나, 지난 2014년 주거 기능은 대폭 줄이고 교육과 연구 기능을 강화하는 쪽으로 성격을 바꿨다. 기업・연구소가 모여있는 ‘세종테크밸리’, 대학 유치를 위한 ‘공동캠퍼스’, 기업・대학・연구소가 복합되는 동시에 이들의 생활 수요를 지원하는 ‘캠퍼스타운’으로 이루어진 산학연 클러스터를 조성함으로써, 행복 도시의 추가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중 공동캠퍼스는 여러 대학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새로운 형태의 대학시설을 뜻한다. 크게는 임대형 대학시설과 분양형 대학시설로 구분되는데, 전자는 대학이 교사시설을 임차하여 입주하는 형태고 후자는 대학이 부지를 분양받아 직접 교사시설을 건축하여 입주하는 형태다. 도서관이나 체육시설 등의 지원시설은 공용으로 마련하기 때문에 개별 대학의 재정 부담이 경감되고, 입주 대학과 기관 간의 교류를 촉진시킨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이에 행복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한국토지공사는 융합 교육의 거점이 될 ‘공동캠퍼스’ 건립을 본격 추진코자 그 첫걸음이 될 설계공모를 개최했다. 대상지가 60만m2에 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인 만큼, 설계공모는 부지 전체를 대상으로 한 기본계획과, 임대형 대학시설에 대한 건축계획, 두 단계로 진행됐다.
핵심 과제는 자연과 유기적으로 연계되는 캠퍼스라는 메인 컨셉이 반영된 마스터플랜을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임대형 대학시설을 계획하는 것. 이중, 임대형 대학시설 계획에는 도서관과 체육시설 등의 지원시설을 비롯하여, 바이오 분야에 특성화된 강의실과 연구실 등의 기본시설, 대학 및 연구기관이 함께 활용할 수 있는 공동실험실 계획도 포함되어야 했다.
심사진은 주변의 도시 계획과의 조화로움, 부지 내 기능 간의 관계, 지형의 보존과 활용에 대한 구상, 임대형 대학시설과 지원시설에 대한 건축적 해결을 중심으로 작품을 평가하였으며, 그 결과 시아플랜건축사사무소의 ‘자연경관 속의 풍경이 되는 캠퍼스(Nature Shared Campus)’를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학술문화 지원센터
당선작은 공동캠퍼스의 목적이 국내외 교육기관이 격의 없이 입주함으로써, 도시 기능을 확충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라는 데 초점을 맞춰, 자연을 공유하는 환경 속에서 학생과 교수, 연구자들 간의 교류가 끊임없이 활성화되는 공간으로서의 캠퍼스를 제안하고 있다.
핵심 개념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지형을 존중한 부지 계획으로, 자연은 캠퍼스 곳곳에 인입되어 녹지 경계를 생성하는 생태 울타리이자 이벤트가 발생하는 공간으로써 캠퍼스의 영역으로 스며들게 된다.
둘째는 캠퍼스 내에서 교류의 장으로 작동할 오름포럼을 계획해, 이용자들 간의 다양한 소통을 이끌어 내고자 했으며, 마지막으로는 기존의 대학시설에서 벗어난 새로운 유형인만큼, 기능성과 가변성을 고려해 건물을 비정형적으로 배치한 것도 특징이다.
김기호 심시워원장(서울시립대학교 명예교수)은 당선작에 대해 ‘캠퍼스 내 시설과 주변 도시와의 연계를 고려하여 접점을 만들려고 노력한 점과 보행 중심의 캠퍼스 구성과 부지 내의 구릉지를 보존한 점이 훌륭하다’는 평을 전했다.
스포츠 컨벤션 홀
대학입주공간 1 + 공동실험실
총사업비 2천억 원이 투입될 공동캠퍼스 건립 프로젝트는 내년 하반기 중 공사에 착공, 2024년 1학기 개교를 목표로 후속 작업을 진행해 갈 예정이다.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 모두에게 매력적인 융합의 장, 혁신적인 연구 성과를 창출하는 베이스캠프가 행복도시에 어떤 모습으로 구현될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일이다. 자료제공 / 시아플랜건축사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