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전 글로컬 비전 센터
Bujeon Glocal Vision Center
출항을 앞둔 거대한 선박처럼 선두가 당차게 열려 있고 들려 있다. 금방이라도 움직여 전진할 듯 보이는 역동적인 광경이다. 가로를 오가는 흐름과 상호 교류하는 저층의 모습에서 도시와 적극적으로 관계 맺겠다는 의지와 사명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그 몸짓이 거대함에도 불구하고 친근하고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주변을 향해 환대하고 소통하는 표정 때문일 것이다.
부산 동래구를 가로지르는 온천천의 인접 대지에 위치하는 건물은 교인만을 위하는 장소가 아니다. 지역사회와 시민들까지 환대하는 평화로운 안식처, 주변 지역의 수려한 자연환경을 굽어보는 전망대 등 넉넉한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주변의 흐름이 건물로 인해 차단되지 않고 건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런 흐름을 이어가도록, 그래서 도시와 한 호흡으로 소통을 이어가는 데 초점을 둔다. 1, 2층 중앙에 자리하는 내부의 큼직한 가로는 도시의 흐름을 실내로 끌어들여 이어가는 대표적인 요소다. 활짝 들어 올린 저층부의 마감을 노출콘크리트와 대비되는 유리로 마감한 것도 그런 표정을 만들어낸다. 주변의 모습을 그대로 흡입하는 동시에 반추하면서 도시와 한몸으로 동화를 이루는 모습이다.
예배당은 4, 5, 6층 에 걸쳐 거대하고 깊은 하나의 경사진 공간으로 마련되어 있다. 온천천을 향한 부채꼴 로비는 회중석 아래 공간을 활용하여 비교적 낮은 층고를 이루고 있지만 수평으로 넓게 열려 있어 도시를 넉넉하게 품는 모습이다. 깔때기 형태의 홀은 주 도로측 입구와 진입 광장에서의 입구를 이어주며 1층 전체를 관통한다. 나아가 도시와 온천천과 부전교회를 잇는 또 하나의 가로가 된다. 이를 통로 삼아 어린이도서관, 식당, 카페, 서점, 사무실 등의 배치가 이루어져 이웃과 교회가 자연스레 연결되는 교류의 광장이 되고 있기도 하다.
진입 광장, 옥외 계단, 공중 정원, 전망 계단, 옥상 정원 순으로 연속되는 외부공간들에서 도심 속 쉼터로서의 기능도 보게 된다. 나지막한 언덕을 오르듯 경사도를 따라 걷다 보면 부산 동래의 전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계단의 끝, 사방으로 탁 트인 십자가 탑 아래 자리하는 옥상 정원에 이르러 그 선형의 여정은 정점에 다다른다.
노출콘크리트 하나로 구조체와 마감재를 동시에 시공한 건축물로서는 국내외 최대 규모의 고품질 시공 사례로 꼽힌다. 별도로 추가되는 마감 없이 최대 높이 28미터, 둘레 연속길 458미터로 완성되었다. 십자가 탑을 감싸며 공중에 높이 떠 있는 건축물 선두는 철근 콘크리트 캔틸레버 구조체로서, 콘크리트라는 소재가 갖는 미려함과 구조적 안정성을 모두 실현시킨 것으로 평가해볼 수 있다.
위치: 부산광역시 동래구 중앙대로 1276 / 용도: 종교시설, 근린생활시설, 교육연구시설 / 대지면적: 7,832.0㎡ / 건축면적: 4,616.06㎡ / 연면적: 44,346.48㎡ / 규모: 지하 5층, 지상 10층 /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철골조 / 외부마감: 노출콘크리트 / 준공: 2017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