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길
대부분의 전망대가 땅에서 솟아오른 탑 모양인 이유는 오로지 ‘내려다본다’는 목적에만 충실하기 때문이다.
반면 ‘신선길’은 ‘오른다’는 과정에 집중한 전망대다. 내려다보기 위해 오르는 ‘목적지’로서의 전망대가 아니라, 하늘로 올라가는 ‘길’로써의 전망대인 것이다.
신선길은 전라북도 부안군 위도면 대리,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소나무 숲속에 자리한다. 일출과 일몰을 모두 볼 수 있고, 안개가 많기로도 유명한 지역이다.
이 특별한 장소에 들어서는 전망대는 소나무 숲을 모티브로 한 111개의 철제 기둥과 백여 개가 넘는 삼각형 그레이팅으로 구성된다. 그레이팅을 연결해서 만든 길은 기둥들 사이를 지나가면서 조금씩 높아지다가, 지상 7.65m 높이에서 16개의 그레이팅으로 이루어진 삼각형 모양의 조망점을 형성한다.
조망점의 꼭지점은 각각 동지와 하지의 일출, 일몰 지점을 조준하고 있다. 이 전망대의 진정한 주인공은 태양임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아침이면 전망대는 짙은 운무에 휩싸여, 몽롱한 풍경을 빚어내곤 한다. 금방이라도 신선이 걸어 나올 듯한 길, 그래서 이 전망대의 이름은 ‘신선길’이다.
작품명: 신선길 / 위치: 전라북도 부안군 위도면 대리 365-1 / 설계: 서현 (서울대학교) + 소수건축 (고석홍, 김미희) / 용도: 전망대 / 대지면적: 648m² / 높이: 9m / 사진: 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