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 이은석은 30여 년간 ‘환대’의 공간을 설계했다. 포용과 개방성에서 드러나는 종교 시설의 공공성을 활용하여 공간을 경험케 하고, 이를 매개로 서로가 소통할 수 있게 돕는 건축적 주제들을 실천한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환대의 아름다움을 실현하는 건축은 도시를 향해 손짓하며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형태와 규모는 다르지만, 편안한 표정으로 사람들을 맞이하며 공간을 열어 준다.
사회적 언어로 사람과 도시와 대화하는 환대의 공간은 그 어떤 때보다 소통을 요하는 현대에서 환영받는다. 막아 두고 보호하던 시절에서 공공의 가치라는 이름으로 열어 두고 만남을 유도하는 시대로 변화한 결과다. 매일 마주치는 건축의 존재 방식에 따라 사람들은 다르게 감각한다. 건축가 이은석은 보고 듣고 만지는 경험을 통해 배려와 환대가 느껴지길 기대하며, 작은 손잡이부터 야외 광장에 이르는 다채로운 만남의 과정을 계획한다.
열어서 나누고 배려하는 환대의 공간들을 담은 ‘건축가 이은석의 환대’는 건축과 도시를 변화시키는 일곱 가지 키워드를 제안한다. 길을 따라 또는 긴 램프와 브리지를 통한 ‘산책과 동행’, 옛것과 새것을 결합한 ‘유산과 배려’, 존재를 단일하게 표현한 ‘상징과 은유’, 도심 속에, 공원 속에 들어선 ‘포옹과 사귐’, 들린 건축과 열린 가치의 ‘들림과 열림’, 권위를 낮춘 ‘채움과 나눔’ 그리고 ‘자연과 묵상’까지, 지금껏 그가 선보인 환대의 몸짓을 표현한 건축을 살펴보며 도시와 사람을 향한 환영의 메시지에 귀 기울여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