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개관 이래, 지속적으로 수준 높은 전시와 행사를 개최하며 명실공히 서울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이하 DDP). 어느덧 개관 10년을 목전에 둔 DDP에서, DDP 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전시가 열린다. 자하 하디드 건축사무소(이하 ZHA)와 서울디자인재단이 공동으로 기획한 ‘시작된 미래Meta-Horizons: The Future Now’다.
1년여의 준비를 거쳐 막을 올린 전시의 주제는 ‘혁신’, ‘상상’, ‘융합’. ZHA가 과거와 현재, 가상과 실존, 장르를 넘나들며 탐구하고 이뤄낸 디자인의 결과와 과정들을, 세 가지 키워드를 바탕으로 보여준다. 지금 여기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미래를 그려보고자 고군분투하는 이들에게는 트리거가 되기에 충분한 전시다.
한편, 이번 전시는 디자인박물관의 첫 기획전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DDP는 올해부터 재정 자립을 하게 되면서 대관 위주에서 직접 전시를 기획하고 고유 콘텐츠를 제작하는 방식으로 운영 방향을 변경하게 됐는데, 그런 맥락에서 이번 전시는 ‘세계적인 디자인 콘텐츠’를 통해 미래 디자인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겠다는 DDP의 궁극적인 비전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에서 동시에 작업이 가능하다면 우리는 얼마나 많은 기회를 얻게 될까?”, “디지털 설계 도구의 개발은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을까?”
전시는 ZHA가 오랫동안 탐구해 온 이러한 질문들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약 1,400㎡ 규모의 공간을 3개의 섹션으로 나누어 그 고민의 흔적들을 풀어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