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컬 오션
Vertical Ocean
도시를 향한 입면이 상당히 자유롭고 활기차다. 정해진 질서 없이 자유자재로 들고 나며 입체적인 실루엣을 만들어내는 모습이 사뭇 눈에 띈다. 볼록볼록 부풀어 오른 입면이 뭔가를 많이 닮았다 했더니, 파도와 거품이 연상된다. 파랗게 몰려와 백사장에 부딪치며 하얗게 부서지는 거품을 기하학적 도형으로 형상화하면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싶다. 그제야 건축물의 이름이 눈에 들어온다. 가로로 드넓은 바다의 풍경과 파도의 움직임을 수직의 공간에 기하학적으로 담아낸 건축물, 그래서 ‘버티컬 오션’이다.
부산의 어느 부둣가 근처에 위치하는 오피스텔이다. 부두라는 영역 특유의 역동적이고 활기찬 풍경들이 있다. 반 외부공간인 발코니의 여러 가지 변형을 통해 그런 분위기가 강조되고 있다. 발코니가 자리하는 집이 있는가 하면, 발코니 크기만큼 실내공간이 확장된 집이 있다. 공통된 점은 두 공간 모두 외부를 향해 한껏 열려 개방감이 극대화되어 있다는 것이다. 건축물이 도시와의 소통을 그만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거주자의 삶의 모습이 건물의 파사드를 거쳐 외부로 드러나도록 의도하고 있고, 이를 통해 주위의 건축물, 가로의 사람들, 바다를 배경으로 선 도시와 서로 관계 맺고 대화하며 살아가는 풍경을 그리고 있다.
수평선 너머로 노을이 번져 나올 때면 환하게 열린 파사드에서 조명이 빛을 발한다. 마치 바닷길을 안내하는 등대 같은 모습으로 도시의 밤을 지키는 이정표가 되는 시간이다. 지루하고 무표정한 도시 속 여느 건물들 속에 자신의 존재감을 또렷하고 적극적으로 알리는 표정이기도 하다. 낮에는 바다와 백사장의 경계가 도시화되고 도형화된 기하학적 풍경으로서, 밤에는 도시의 바다를 지켜보는 혹은 지키는 등대로서, 주변 가로와 영역들을 자극하며 도시 디자인에 새로운 변화의 물결을 예고하는 듯하다.
작품명: 버티컬 오션 / 위치: 울산광역시 동구 전하동 / 설계사무소: 맵스아키텍츠 / 건축가: 김성민 / 프로젝트팀: 류삼열, 하명수, 강소미 / 용도: 업무시설, 근린생활시설 / 건축면적: 440.14m² / 연면적: 4,987.83m² / 규모: 지하 1층, 지상 16층 / 구조: 철근 콘크리트 / 마감재료: 커튼월, 콘크리트 위 페인트 / 완공: 2017 / 사진: 김종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