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출판도시 어린이집
White Cube Matrix
장윤규 + 서현 | Jang YoonGyu + Seo Hyun
네모난 버블이 있다면 이런 모양일지도 모르겠다. 음색으로 치자면 그 유명한 표현 ‘공기 반 소리 반’이랄까, 내외부 전체에 공명이 감도는 느낌이다. 공간 여기저기를 오려내고 덜어낸 모습이 그러하고, 크고 작은 큐브 매트릭스를 특별한 질서 없이 쌓아 올리고 확장시켜 놓은 모습이 그러하다. 그래서 공간은 가볍게 부유하기도 하고, 수직과 수평으로 연이어 비워지거나 연장되기도 한다. 수많은 창을 따라 들어오는 빛줄기가 여백을 채울 때면 공간은 한층 더 맑아진다. 곳곳을 마주하고 거닐고 뛰고 뒹굴다 보면 상상력이 오감으로 체화될 것이라는 믿음이 생긴다.
교실에서 시작하여 빈 공간과 하늘이 있는 안뜰, 테라스 및 야외 놀이터로 공간이 확장된다. 특히, 하늘을 향해 열린 풍경과 상상력을 찾도록 건물의 특정 형태를 피한 지붕 없는 큐브를 추가해 놓은 것이 인상적이다. 백색의 벽마다 크고 작은 사각형의 창들이 흩뿌려져 있다. 영롱한 빛을 머금은 그 모습이 반짝이는 보석 같기도 하고, 나무와 하늘과 빛의 퍼즐들을 조각조각 흩어 놓은 것도 같다. 1층 현관에서 마주하는 계단실의 전면 창문은 백색 공간 안으로 초록의 나무를 환하게 끌어들여 청량감이 배가 된다. 벽면 전체가 책장으로서의 기능을 하는 것도 특징이다. 어디에서나 책을 접하고 어디에서나 주저앉아 책을 읽을 수 있다. 이 모든 풍경들이 아이들의 흥미와 상상력을 환기시키기에 이상적이다.
파주출판단지 안에 위치하는 어린이집이다. 예측 불가능한 잠재력을 가진 어린아이들에게 공간을 구획 짓고 특정한 용도로 지정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공간은 말하고 있다. 복도와 각 실의 구분 없이 수직으로 또 내외부로 공간은 모호하고 적당하게 연이어져 있을 뿐, 그저 따뜻하고 밝은 공간인 것에 만족한다.
특정 용도로 규정되지 않는 공간들이 여기저기 삽입된 결과, 건축은 정글짐 같기도 하고 미로 같기도 하다. 말하자면, ‘성장하는 세포의 집합체’, 혹은 ‘미완성의 공간 확장’으로 표현될 수 있겠다. 세포의 가장 기본 단위는 백색 큐브다. 이 큐브가 3차원적으로 쌓여 건축을 미완성의 개념으로 완성시켜 놓은 것이다. 순수함의 상징인 백색과 큐브 매트릭스, 이 조합은 인간, 자연, 문화, 예술, 물질과 정신 등 전 분야에 걸쳐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나갈 동화 같은 동심을 추상적으로 묘사하는 동시에 다분히 자극하고 있다.
건축가: 장윤규+서현 / 위치: 경기도 파주시 문발동 525-4 / 설계담당: 최영철, 김미정, 고은진, 윤지수 / 용도: 어린이집 / 대지면적: 1,120.3m² / 건축면적: 495.62m² / 연먼적: 1,009.34m² / 건폐율: 44.24% / 용적률: 90.10% / 규모: 지상 3층 / 구조: 철근콘크리트 / 완공: 2014.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