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방교회 교육관
경영위치건축사사무소 | KYWC Architects
대지의 형태를 따라 기다랗게 앉은 건물은 거대한 콘크리트 입체다. 개방이 적은 부분은 콘크리트 덩어리로, 개방이 많이 필요한 부분은 콘크리트 핀으로 구성된 모습이다. 콘크리트 덩어리가 배의 갑판을 지탱하는 바탕이라면 콘크리트 핀은 갑판 위에 떠 있는 채로 반복되며 전개되고 있다. 둘 사이에서 차콜 그레이의 금속판이 강렬한 대비를 만들어내는 모습이 첫 인상으로 다가온다.
남쪽으로는 숲, 북쪽으로는 아파트 단지에 접해 있는 대지는 동서로 길쭉한 모양새를 하고 있다. 큰 공간들과 작은 공간들이 분리되어야 하는 조건이 기다란 대지의 형상과 만나면서 건물은 자연스럽게 두 개의 영역으로 분절된다. 그 중간 즈음의 영역에 자리한 중정이 두 공간 조직을 연결한다. 큰 볼륨의 공간은 지하 1층과 1층에 걸쳐 있는 예배공간, 2층과 3층이 개방 되어 연결된 하브루타 도서관, 4층의 교육실, 5층의 식당으로 이어지는 공간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들은 모두 비슷한 크기의 평면을 하고 있다. 하지만, 각 공간상의 프로그램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그에 따른 다양한 구조적 질서가 담긴 단면들이 만들어져 각 공간마다 고유하고 특별한 공간감을 갖는다.
예배공간은 2층 높이의 볼륨을 갖되 이웃을 위해 예배 소리가 차단되도록 개방감이 절제되어 있다. 반면 바로 상부에 자리하는 하브루타 도서관은 학생들이 토론하며 공부하는 밝은 공간으로 환한 개방감은 물론 발코니까지 갖추고 있다. 최상층에 있는 식당은 볼트로 된 높은 천장과 넓은 창이 계획되어 여유로운 공간감과 근사한 전망을 누릴 수 있다.
특히, 예배공간에서 경사진 형태로 올라가는 꺾인 기둥이 눈에 띈다. 경사 기둥 덕분에 상부에서는 공간의 배치가 보다 자유로운 동시에 예배공간의 종교적 성격이 강조되고 있다. 경사진 기둥과 커다란 보의 반복으로 고래 뱃속 같은 공간감이 만들어져 성경 속 선지자인 요나의 일화를 떠올리게 되기도 한다.
대지 일부가 아파트 단지와 이어지는 만큼 아파트에 사는 이웃들이 교회 시설을 공유하리라 기대한 계획들이 엿보인다. 교회 마당은 그 대표적인 영역으로, 대지의 남쪽으로 이어지는 숲과 동네를 연결하는 매개공간이 된다. 커다란 필로티 아래가 열려 있는 것은 이웃을 환영한다는 몸짓이다. 오프닝 영역에서 이어지는 5미터 폭의 넓은 계단을 오르는 일은 하나의 경건한 의식으로 경험된다. 대나무가 자라는 중정 역시 이웃들에게 열려 있는 카페의 외부공간을 겸한다. 콘크리트 브리지는 숲을 프레임 안에 담아내며 아름다운 풍경화를 선사한다. 중정을 통해 숲으로 향하는 길이 중심축이라면 경사진 대지가 끝나는 부분에 마련된 부출입구는 작은 연못과 벤치, 아름다운 꽃나무들을 향유하는 평화롭고 여유로운 진입 공간이다. 인공적이지만 자연스럽고 편안하면서도 성스러운 분위기의 마당이 숲과 이어지는 과정을 특별히 아름답게 연출하며 이웃들을 초대한다.
작품명: 열방교회 교육관 / 설계: 경영위치건축사사무소 + 김승회(서울대학교) / 설계담당: 민원홍, 이예슬, 노동완 / 위치: 서울 양천구 신정이펜2로 56 / 용도: 종교시설 / 대지면적: 1784.5㎡ / 건축면적: 1054.71㎡ / 연면적: 5990.31㎡ / 규모: 지하2층, 지상5층 /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 외부마감: 노출콘크리트, 무광택 스테인레스, 반투명/불투명유리 / 내부마감: 노출콘크리트, 목모보드, 일반합판 / 구조설계: 터구조 / 시공: 다산건설엔지니어링 / 기계설계: 기한엔지니어링 / 전기설계: 지성설계컨설턴트 / 조경설계:knl 환경디자인 스튜디오 / 건축주: 대한예수교장로회열방교회 / 설계기간: 2016.12 ~ 2017.12 / 시공기간: 2018.06 ~ 2019.09 / 완공: 201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