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109
Bundang 109
지하층의 레스토랑, 1층과 2층의 카페, 3층의 주거 공간으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상가주택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기 다른 프로그램들이 서로에 대해 일정 거리를 유지면서도 하나의 틀 속에서 기능하는 모습이다. 분당 근교의 음식점 촌에 위치한 대지는 90평 정도로 협소하다. 게다가 주변 필지들에 의해 잘려져 삼각형 형태로 남겨진 자투리땅으로, 주변에 어지러이 흩어져 있는 근린 건물들과의 관계 설정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자연녹지 내에 속해 있어 건폐율 20%의 법규 제한도 지켜야 하고, 대지 내 높이차 역시 한계로 다가왔을 것이다. 때문에 복합적인 프로그램을 수평적으로 펼치기에는 불가능하다. 대지가 가지고 있는 1.8m 정도의 높이차는 한계처럼 보이지만, 역으로 이용되어 지면을 두 레벨로 나뉘어 흐르도록 유도하는 열쇠로 활용되고 있다. 경사진 대지 스킨이 자연스레 두 개 높이의 층을 만들어내고 있고, 그 진입 레벨을 중심으로 공간을 수직적으로 포개어 놓고 있는 것이다.
기존의 지면에서 수직적으로 갈라져 나와 형성되어 있는 두 층, 그로 인해 자연스레 만들어지는 틈이 있다. 그 틈을 드러내는 장치가 중정이다. 중정과 접하는 지하 레스토랑의 모든 면이 투명한 유리로 마감되어 지상과의 시각적 소통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게 된다. 이곳을 중심으로 지하의 레스토랑 공간과 상부 지면의 진입 데크 및 주 건물의 매스가 일련의 연속된 흐름을 창출해내고 있다. 연계되면서 동시에 개별적인 이 세 개의 레벨은 각기 고착된 공간으로 머물러 있지 않는다. 전체적인 관계 속에서 이용자들의 흐름 또는 이벤트에 의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며 변화를 만들어가는 공간적 요소가 되고 있다. 이로써 건물은 수직적으로 포개진 또 하나의 대지로 정의되고 주위에 스며들어 또 다른 이벤트를 유도하는 배경이 된다. 새롭게 정의된 지면 위의 매스는 자신을 최소로 드러내며, 판들의 흐름에 관계된 지하 레스토랑 및 1층 카페와는 분리되어 존재한다. 투명한 유리와 최소한의 구조 시스템으로 이루어진 판들 사이의 틈을 통해 대지의 플로어들이 공간의 안팎을 넘나들며 자연스럽게 퍼져나가고 있다. 주어진 협소한 대지를 넘어 주위 환경 속으로 확장되어 나갈 수 있는 힘이 그 틈에서 나온다.
작품명: 분당 109 / 위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율동 109번지 / 설계: (주)보이드아키텍트건축사사무소 (이규상, 장기욱) / 시공: 아키프로넷 / 대지면적: 309m² / 건축면적: 61.72m² / 연면적: 980.92 m² / 건폐율: 19.97% / 용적률: 53.05% / 용도: 근린생활시설, 단독주택 / 규모: 지하1층, 지상3층 /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철골조 / 외부마감: 노출콘크리트, 적삼목, 쿠마루 / 내부마감: 석고보드 위 페인트, 강화마루, 베이스패널 / 완공연도: 2005년 / 건축주: 이정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