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오웨이 소호
에디터 현유미 부장 글 김소원 디자인 김예진
자료제공 이로재 건축사사무소
베이징 시내 한복판, 5만 평 가까운 규모로 들어선 복합업무시설 차오웨이 소호는 중국의 부동산개발기업 소호차이나가 지명설계 경기를 열어 진행된 작업이었다. 설계안 제출까지 2주, 25층 건물을 완공하기까지 2년 남짓. 당시 2005년의 북경은 모든 게 전광석화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도시였다. 게다가 중심 업무 지구에서 그 속도는 다른 어느 곳보다 앞섰고, 예측 불가능이었다. 베이징의 정체성을 고민해야 했고, 중국인의 생활과 문화, 그들의 건축물을 이해하는 것이 요점이었다. 이 프로젝트가 ‘리틀 베이징’이라고 불린 이유다.
중국에서도 가장 큰 도시 베이징은 인구 2천만이 거주하는 곳이다. 그 방대한 면적에 하나의 개체로서 건물보다는 여러 네트워크가 직조된 작은 도시를 만들어야 했다. 내부에 베이징의 전통 골목 후통과 같이 크고 작은 길이 수없이 나 있고 그 사이에 광장과 공원이 등장하는, 흡사 도시의 풍경을 형성하는 꼴이다. 수직 구성에서는 저층부와 고층부로 양분되지 않고 부분에 따라 높낮이를 다르게 계획하여 그 풍경을 한껏 역동적으로 만들었다. 건물 외피는 불규칙한 현무암질로 둘러 내부적으로 강하게 결속된 덩어리를 이루게 했다. 경계를 두르는 저층 매스와 가운데에 솟은 고층 매스 사잇길은 전체 부지를 관통하는 선형 광장인 상업 가로를 따라 외부와 연결되면서 그 결속을 시원하게 뚫고 나간다.
차오웨이 소호의 기능과 프로그램은 단순히 상업시설과 업무시설로만 구성되어 있지도, 그렇게 구분되지도 않는다. 복잡하게 혼재되어 되어 있으나 혼돈의 무질서함이 아니라 다양한 삶의 모습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전략이다. 이러한 형태가 커다란 도시 속 작은 도시 안에서 벌어지는 다이내믹한 일상을 담을 것이다. 단조로운 색감의 도시 배경이 그 삶의 현란한 색채를 기다리듯 곧게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