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광감리교회
에디터 현유미 부장 글 김소원 디자인 한정민
자료제공 이로재 건축사사무소
익산시 금강동 소재의 동광감리교회는 1999년 창립 50주년을 맞이해 새로 축조하여 2002년 완공된 예배당이다. 익산역에서 동쪽으로 5km 남짓 떨어진 분지. 이 일대는 영세한 공장과 차고지가 질서 없이 늘어서서 느슨한 풍경을 이룬다. 군데군데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는 변화가 예정된 곳이지만, 아직 남아 있는 남루하고 조악한 건물 풍경 사이로, 그 풍경의 기억들을 새 교회 건축 속에 담는 것이 중요했다.
더구나 동광감리교회는 지방 도시의 크지 않은 교회로, 교회가 만드는 동네 풍경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그로 선택한 건축가의 언어는 마당과 경사진 지붕, 경사면으로 세운 십자가 탑에서 성과 속의 조화를 내보인다. 일상적인 삶이 곧 성스러움이 되는 성과 속, 그 둘의 만남을 드라마틱한 공간 연결로 보여 주기 위해 요소들을 중성화하는 것을 피하고, 길이나 마당을 종교 건축의 경건함으로서 중요하게 사용하게 되었다.
건물은 크게 세 가지 매스로 나뉜다. 본당, 십자가 탑, 그리고 목회관과 식당동인데, 이들이 적당한 간격을 두고 땅 위에 놓여 있다. 코르텐 강과 불규칙한 크기의 자연석이 박힌 콘크리트 벽으로 세워 올린 공간들은 하나의 거대한 조각덩이처럼 보인다. 다만 하나는 육중한 비정형 매스이고 다른 하나는 높이 솟은 타워형 매스, 또 다른 하나는 기다랗게 누운 매스다. 이들은 가운데 마당은 두고 서로 대화를 하듯 연이어 붙어 있다.
교회가 자리 잡은 장소는 긴장된 도시가 아니라 느슨한 시골 동네임을 알려 주는 장치로 저층부에 노출 콘크리트를 사용했다. 중성적 성질로 대표되는 재료의 관습적인 사용을 뒤바꾼 것인데, 여기서는 과거를 기억하는 장치가 된다. 콘크리트에 알알이 새긴 돌은 땅을 파헤쳐 얻은 것들이다. 그 양이 그리 많지는 않으나 교회 신도들이 돌들을 직접 날라와 이름을 새기며 그들의 성소를 짓는 일에 참여한 의미가 담겼다. 각기 다른 돌이 콘크리트 속에 수놓은 그림이 과거의 풍경을 연상시키기도 하겠지만, 성사에 참여한 이들의 여러 믿음을 그려낼 거라고 여긴다.
작품명: 동광감리교회 / 위치: 전라북도 익산 / 설계: 승효상 / 시공: 삼협종합건설 / 건축주: 동광감리교회 / 용도: 종교시설 / 대지면적: 1,760.67m² / 건축면적: 936.60m² / 연면적: 1,956.78m² / 건폐율: 53.20% / 용적률: 111.13% /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철골구조 / 외부마감: 내후성강판, 노출콘크리트, 자연석 / 설계기간: 2000.1~2001.10 / 시공기간: 2000.11~2003. / 사진: 김종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