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JJ
유현준건축사사무소 | Hyunjoon Yoo Architects
수직형 루버의 여닫히는 기능 덕분에 입면의 표정이 살아 있다. 닫혔을 때는 백색 건물의 정갈한 이미지와 더불어 반투명의 가림막 속으로 건물이 투시되어 들여다보이며 흥미와 궁금증을 자극한다. 열렸을 때는 들고 나는 입면의 입체감이 활기찬 인상을 선보인다. 사적인 공간을 적극적으로 보호할 수도 있고, 안팎의 경계를 희석시키며 외부와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도 있다.
건물은 카페와 레스토랑 등이 업무시설과 함께 공존하고 있는 도심지에 위치한다. 현대 도시 한가운데 자리하는 업무공간에서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이 어떤 방식으로 작동해야 할지, 건물은 이 고민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 있다. 전형적인 현대식 빌딩의 외관을 하고 있지만, 그 해결점을 찾은 것은 한국 전통 건축의 처마 아래에 자리하는 공간, 바로 툇마루다. 내부이기도 하고 외부이기도 한 중의적 혹은 중간적 공간이고, 내부에서 외부로 또 외부에서 내부로 넘어가는 전이적 공간이다. 안과 밖이 자연스레 흘러가는 소통의 공간이기도 하다. 이런 툇마루 성향의 공간을 건물의 입면에 적용해 안팎의 경계가 희석된 발코니를 마련해 놓은 것이다.
완전히 열려 있는 전통 건축의 툇마루와는 달리,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이 동시에 작동하도록 경계로서의 루버를 발코니에서 설치해 현대식으로 재해석하고 있다. 원형의 단면을 가진 루버가 사각 형태의 평면을 하고 있는 건물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사용자들의 필요와 편의에 따라 루버는 열리기도 하고 닫히기도 하며 도시와 선택적 소통을 가능하게 한다. 밤이면 내부공간의 조명 빛이 수직 루버의 틈을 타고 번져 나오는 모습이 밤거리를 이색적으로 물들이기도 하고, 루버가 열릴 경우 건물 입면에 연출되는 입체감이 조명으로 인해 더욱 강조된다.
루버를 지지하는 구조체 상부에는 화분 놓을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사용자들이 키우는 화분을 통해서도 입면이 변화되고 완성되어 간다는 의미다. 입면의 화분이 늘어날수록, 화초가 자라날수록 각양각색의 다양한 표정으로 건물이 살아 움직이는 듯 날로 풍성해질 것이다. 나아가 주변 및 거리와도 그 활기찬 표정과 자연친화적인 태도를 공유하며 도시 또한 풍성하게 물들여가지 않을까 기대하게 된다.
Project: JJJ / Location: 636-9, Sinsa-dong, Gangnam-gu, Seoul, Korea / Architects: Hyunjoon Yoo, Jiyoung Jon, Hyundon Chung, Jiho Kim, Jaehong Kim, Boram Kim, Eunsuk Noh / Program: Office, Neighborhood Facility / Site area: 531.20㎡ / Building area: 256.95㎡ / Gross floor area: 2,658.11㎡ / Building scope: 7F-B4 / Height: 25.555m / Building to land ratio: 48.37% / Floor area ratio: 249.65% / Structure: Reinforced Concrete / Exterior finishing: stuc-o-flex, exposed concrete / Interior finishing: paint / Client: JJJ / Structural engineer: SEUM / Civil engineer: ANAM / Mechanical & electrical engineer: MINSUNG Engineering / Lighting designer: newds / Constructor: SUNGCHANG / Design period: 2017.12-2018.10 / Construction period: 2018.11-2020.04 / Photograph: Kyungsub 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