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월
서울의 북쪽, 80년대에 조성된 동네는 이제 새로운 상황에 놓여있다. 2층 규모의 노후화된 주택들은 점차 5층 규모의 임대주택들로 변화하고 있다.
2층 주택들로 조성된 생활가로의 고유한 풍경이 최대한 훼손되지 않는 방식의 계획이 필요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건축가는 길의 스케일에 비해 다소 거대할 수 있는 5층 규모의 건축이 오래된 가로에 들어서게 되었을 때 최대한 간결하게 계획되어, 검박한 표정을 지니기 바랐다.
50평의 대지에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의 건물에 출판사와 두 개의 주택이 높은 밀도로 들어섰다. 주거와 업무공간이라는 서로 다른 프로그램이 한 건물 안에서 조화롭게 공존케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였다.
각 공간의 독립성을 위해 1층에는 3개의 출입구를 뒀다. 외부인이 드나드는 지하 다목적실로 이르는 출입구, 2-3층 출판사의 출입구, 4-5층의 주거를 위한 엘리베이터 홀이다.
주계단의 방향과 배치, 그리고 계단 공간의 성격을 설정해 각각의 주요 실들을 분리시켰다. 북측 도로의 주 계단은 외기에 면하게 함으로 각층에서 나는 소음과 냄새가 자연스럽게 외부로 흐르도록 했다.
집 같은 업무환경을 원했던 사용자를 위해 내부공간을 세심하게 조절하며 계획했다. 사무공간과 주거에 배치되는 모든 가구를 설계단계부터 계획해 사용자의 쓰임에 맞는 적절한 크기의 가구들로 채워 작은 공간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었다.
작은 사무소나 상가들이 주거와 적절히 공존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관계가 만들어진다. 원룸들로 채워지고 있는 이 거리에 낮 시간을 채워주는 작은 시설들을 가진 건축물들이 들어서며 걷기 좋은 길, 풍부한 이벤트가 벌어지는 동네로 변모하길 바란다.
작품명: 대조동 ‘칠월’ / 위치: 서울특별시 은평구 대조동 / 건축가: 서가 건축사사무소 / 설계담당: 배진희 / 용도지역: 제2종일반주거지역 / 주용도: 단독주택 (다가구주택), 제2종 근린생활시설 (사무소) / 대지면적: 166.90m² / 건축면적: 100.08m² / 연면적: 414.03m² / 건폐율: 59.96% / 용적률: 196.21% / 층수: 지하1층, 지상5층 / 구조: 철근콘크리트 구조 / 시공사: 다산건설엔지니어링 / 건축주: 김경태 / 완공: 2017 / 사진: 신경섭, Studio texture on tex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