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교회
ㄱ자형의 콘크리트 구조물과 흩어진 7개의 기둥이 활짝 열린 마당의 경계를 이룬다. 덕분에 도심 한가운데임에도 넉넉하고 여유로운 마당을 소유한다. 열려 있으나 보호되고 있는 외부공간은 도시를 향한 교회의 상징적 태도가 되고 있다. 열려 있으니 맘껏 드나들고, 교회라는 울타리가 보호와 안식처가 되어주겠노라는 의미로 다가온다. 성도와 교회의 굵직한 행사를 치르는 장소가 되는 것은 물론 이웃들도 향유할 수 있도록 손 내밀며 적극적으로 공간을 제공한다. 너무 열려 있지도 너무 닫혀 있지도 않아서 공공의 효용성이 높아 보인다.
부산 해운대와 송정을 가로지르는 대로변 모서리에 위치한다. 대지는 전형적인 부산의 경사 도로변 옹벽 아래 편편한 장소다. 대지가 경사져 있어 만들어질 수밖에 없는 벽면이 도로로부터 소음과 번잡함을 막아주고 있다. 대지보다 두 층 정도 높은 도로가 남쪽으로 지나가는 형편이어서 낮은 마당에 일조를 조금이라도 더 공급하기 위해 건물이 북쪽 가장자리로 물러나 있다. 각기 다른 높이의 길에서 진입하는 2개의 출입구와 그 사이를 잇는 경사로가 단차를 극복하는 해결책이 되고 있으며, 패여 나간 땅의 공간을 건축물이 효과적으로 메우는 형태다.
내부의 경사로는 복도이자 계단이고 홀이다. 외부 마당을 향해 열린 채 시각적으로 연계되어 있는 장소로, 전체 교회의 중심이 되고 근사한 전망대 역할도 한다. 특히 날이 저물면 그 조명 빛이 마당을 밝히는 등대가 된다. 이와 더불어 적절하게 가려진 공공의 마당, 건물을 둘레 싼 화단 등은 축소된 도시의 요소들이다. 그런 점에서 지하 2층, 지상 6층 규모의 교회는 도시 안의 ‘작은 도시’의 개념으로 서 있는 것 같다. 도시의 문화를 공유하고 이해하려는 모습이 아닌가 싶다.
교회가 갖고 있는 경건함과 거룩함으로 활기차고 분주한 도시의 문화를 거부하거나 누르려는 모습이 없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외부 마당을 통해 공공성을 높이고 이웃과 도시를 역동적으로 품어나가려는 태도, 그로 인해 공간이 더욱 풍성하고 친근하게 비쳐질 것이다.
작품명: 오산교회 / 위치: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중동 1795 / 사무소: Atelier KOMA (코마건축사사무소) / 용도: 종교시설 / 대지면적: 2,253㎡ / 건축면적: 1,114.03㎡ / 연면적: 7,229.2㎡ / 규모: 지하 2층, 지상 6층 / 건폐율: 49.45% / 용적률: 189.16% / 구조: 철근 콘크리트조 / 외부마감: 노출콘크리트, 스타코플렉스, 고흥석 버너구이 / 준공: 20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