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과거에는 마당을 그저 건물을 짓고 남은 자투리 공간으로 여기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그 의미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라이프 스타일이 일상을 중요시하는 쪽으로 바뀌면서, 마당 또한 우리 삶의 풍요를 위한 중요한 공간으로 주목 받게 된 것이다.
건축가 홍만식은 이러한 마당을 ‘지붕 없는 방’이라 표현한다. 주어진 땅과 삶의 조건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계획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동명의 책을 통해 다양한 주택을 사례로 들며 마당이 지닌 잠재적 가능성과 이를 활용하는 방법을 공유한다. 나아가 도시 한옥에서의 마당에 대한 고찰을 비롯해 현대의 마당집이 어떤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지까지도 폭넓게 짚어본다.
책은 총 2부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1부에서는 여섯 개의 주택을 통해 마당집의 이모저모를 살펴본다. 마당을 계획하는 과정에서 그린 여러 다이어그램과 도면을 활용하여 그 특징들을 설명하고, 건축주의 연령대, 취미, 생활 방식을 고려하면서 마당을 구성한 과정을 자세하게 보여준다. 이와 더불어 건축주의 솔직한 이야기를 풀어낸 인터뷰도 마당집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2부에는 본인만의 시각을 담은 건축가 3인의 에세이를 담았다. 특히 에세이에서는 1부에서 소개된 주택들에 대한 의견과 새로운 방향성도 제시한다. 저자 또한 에세이를 통해 “오늘날 삶과의 관계 속에서 라이프 스타일이 담긴 온전한 스케일의 비건폐지를 만들고자 한다. 따라서 건폐율은 이제 채우기 위한 법규의 인식 틀을 넘어 비건폐지를 형식화하여 마당을 만들라는 규율이 된다.”라고 마당에 대한 자신의 접근법을 밝히며, 마당이 점차 이전과는 다른 특별한 공간이 될 것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다양한 형태의 마당을 가지는 날이 오기를 기대하며, 주거와 마당의 관계를 고찰해 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