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전효진 차장, 전진석 기자
지난 해 여름, 서울 도봉고등학교가 학령인구의 감소로 2024년 폐교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소식이 몰고 온 여파는 제법 컸다. 인구감소 현상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었지만, 농촌이나 중소도시가 아닌 서울 시내에 위치한 일반계 고등학교가 폐교한다는 것은, 그 위기가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었음의 방증이었던 탓이다.
이렇게 자극된 위기감은 축소 일로를 걷고 있는 중소도시들의 생존 문제로 확산됐다. 도시 소멸에 대한 한국고용정보원의 분석에 따르면 전국 228개 시군구 중 113개가 소멸위험지역에 해당하고, 해마다 그 대상으로 신규 진입하는 지자체 수는 증가 중이며, 수도권까지 범위가 확장되고 있으니, 고민과 해법 모색을 더는 유보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 위기 극복의 대안을 어디서 찾아야 할까?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해법은 ‘강소도시’다. 물리적으로 보더라도 인구가 줄어들면 기존의 인프라와 건물은 과잉되고, 이러한 과잉 공급이 누적되면 자체적으로 기반시설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며, 결국 소멸을 피할 수 없기 때문. ‘성긴 거대도시’가 아닌 ‘작지만 단단한 도시’가 되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지난 2월 17일 코엑스에서는 ‘강소도시’를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도시의 모습을 그려보는 ‘태재 강소도시 연구결과 발표회’가 열렸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건축학과가 주최하고 2012년 설립 이래 지속적으로 디자인·건축·도시개발 학술 연구를 지원 중인 태재연구재단의 후원으로 진행된 행사로, 2022년 한 해 동안 이루어진 강소도시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