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마누엘 교회
Immanuel Church
충청북도 청주의 신개발지 한 모퉁이다. 대개의 신개발지가 그러하듯 커다란 간판들과 울긋불긋한 건물들이 뒤섞여 보이는 곳이다. 시각적으로 소란한 장면 가운데 교회는 요동하지 않기로 결심한 것 같다. 그 존재를 드러내는 데 흐트러짐 없고 절제된 태도를 갖추고 서 있다.
교회는 크게 본당과 교육관의 두 매스와 종탑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다리꼴 대지 위에 단순한 장방형으로 윤곽을 그리고 있는 공간이 본당이다. 교육 및 관리시설이 자리하는 저층부는 점토벽돌 치장 쌓기로 마감되어 있고, 대예배당이 위치하는 상층부는 반투명 강화유리로 마감되어 있다. 단순한 구축 방식이지만 본당의 외벽 중 일부는 저층부의 벽돌이 연장되어 벽돌 매스와 유리 매스는 좀더 섬세한 방식으로 결합되어 있다. 두 재료만의 단순한 조합은 종교시설로서의 검소하고 정갈한 이미지를 한껏 고무시킨다. 동시에 벽돌과 유리가 갖는 무거움과 가벼움, 닫힘과 열림이 대비되며 서로를 상쇄한다. 그 모습에서 굳건히 지켜야 할 선과 가볍게 열고 다가가야 할 선, 신앙과 세속 사이, 교회와 도시의 관계 등 몇 가지 의미를 부여해 가며 읽어 보게 된다.
비상계단, 종탑, 진입계단 등 사각형의 매스에 더해진 몇 개의 건축적 장치들은 건물과 도시의 관계를 설정해 주고 있다. 외부 진입계단은 도시와 길을 3층의 교회 본당까지 연속시키면서 교회 안으로 도시를 끌어들인다. 또한 진입계단과 본당의 사이공간은 대지 북쪽의 근린공원과 연속된 흐름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두 개의 종탑은 서로 다른 방향에 서서 도시를 향해 교회의 존재를 적극적으로 알리며, 사다리꼴 형상의 대지를 적절히 분절하는 동시에 파수꾼처럼 그 영역을 지키고 있다.
교회를 특징짓는 공간은 본당의 대예배당이다. 7.5×15센티미터로 최소화된 기둥이 15미터의 스팬을 지탱하고 있다. 기둥 양쪽으로 강화유리를 이중으로 두어 대예배당 내부와 외부에서 지붕을 받치는 구조가 전해지지 않는다. 대예배당 전면부 세 면의 벽은 샌드블라스트 유리 효과에 의해 반투명으로 뽀얗게 ‘빛의 벽’으로 추상화된 모습이다. 이 유리벽을 장방형으로 분할하는 수직 패턴이 공간에 일정한 질서를 부여한다. 그 면을 타고 은은하게 스며드는 빛이 공간에 거룩한 분위기를 형성하며 신의 임재와 말씀을 은유하는 듯하다. 예배드리는 성도들은 물론, 4층 높이에 부유하듯 떠 있는 발코니와 최소화된 모든 건축적 요소들이 그 빛 안에 적셔지듯 거하게 된다.
교육시설과 목사님 사택이 배치되어 있는 교육관은 교회 건너편에 마련된 장방형의 대지 위에 위치한다. 가운데 마당이 구성되고, 건물의 외곽을 따라 별도로 마련된 계단이 사택으로 이어진다. 교회보다 아담한 규모지만 저층부의 벽돌과 상층부의 경량 철골조로 구축된 측면에서 교회와 비슷한 느낌이 난다. 여기에서도 벽돌부분이 2층까지 머물지 않고 부분적으로 상층부로 연장되면서 두 마감재는 좀더 섬세한 관계로 설정되어 있다. 이런 외벽의 조직은 내부 공간의 성격을 반영하기도 하고 나아가 본당과의 관계, 주변 환경과의 관계도 담아냄으로써 공간이 더욱 풍성해진다.
작품명: 임마누엘 교회 / 위치: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 2654, 2662 / 설계: 경영위치건축사사무소 + 김승회(서울대학교) / 설계담당: 김주애, 김정훈 / 구조설계: 황윤선/ 설비: 기한엔지니어링 / 전기: 기성설계컨설턴트 / 시공: 제인건설 / 대지면적: 1,061.98m² / 건축면적: 633.84m² / 연면적: 2,335.35m² / 규모: 지하 1층, 지상 4층 /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철골조 / 외부마감: 점토벽돌 치장쌓기, 반투명강화복층유리 / 내부마감: 점토벽돌 치장쌓기, 석고보드 위 비닐페인트, 흡음보드 / 설립연도: 2003